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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직권상정에 맞서 KBS 노동조합도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다.

 

KBS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6일 '비대위 지침 4호'를 내려 "어제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국회 문방위에 직권 상정한 것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를 깔아뭉개고 재벌과 보수 언론에 방송을 내주려는 반민주적 반공영적 폭거로 규정한다"면서 "이에 비대위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또 다시 국회 본회의에 날치기 처리를 위한 직권상정을 기도한다면 총파업으로 맞설 것임을 천명하며 5000 조합원과 함께 힘찬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BS 노조 비대위는 27일 낮 12시 본관 민주광장에서 '한나라당 미디어법 날치기 상정 규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며 오는 3월 2일 오후 1시에는 본관 앞 계단에서 '미디어법 저지 전국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는 국회 본회의 개최 일정에 맞춘 것이다.

 

최재훈 KBS 노조 부위원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기 전 본회의에 언론 관련법이 상정된다면 KBS 노조도 그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 역시 26일 낸 성명서를 통해 "당장 미디어법안 날치기 처리 시도를 중단하고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라"며 "만약 이를 무시하고 미디어 법안 '막가파'식 처리를 시도한다면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KBS 기자들은 '사기극'을 통해 처리하려는 미디어 법안의 문제점을 낱낱히 밝히고 모든 언론인들과 연대해 법안 처리를 막는 데 결연히 일어설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SBS, CBS, EBS 등 다른 방송사 노동조합 역시 26일 총파업 참여 결의와 방식 등을 밝힐 것으로 보여 언론노조의 2차 총파업 투쟁 역시 1차 못잖은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S 기자협회 성명서] 한나라당은 '사기극'을 중단하라

방송을 옥죄고 언론 민주주의를 압살할 수 있는 온갖 독소 조항들로 가득찬 미디어 관련 22개 법안이 마침내 정권의 의도대로 국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어제 있었던 국회 문방위의 미디어 관련법 날치기 상정을 보면 잘 짜여진 한 편의 '사기극'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 소속인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날치기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사회적 논의 기구에 버금가는 절차로 여론 수렴을 할 것이며 시한을 두지 않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다.의사 일정 변경 절차도 밟지 않고 상정 처리에 관한 예고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상정한다는 선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방망이만 두드려댔다.

 

그 모습은 역설적으로 이 법안들이 왜 이렇게 통과돼서는 안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다름 아니다. 이는 또 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미디어 법안 처리 절차가 '사기극'인지를 웅변적으로 알려주는 대목이다.문방위원장은 사회적 논의에 버금가는 여론 수렴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그 같은 여론 수렴 절차를 밟지 않았으며 왜 문방위 안에 논의 기구를 구성하지 않았는가. 한나라당이 법안을 만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해 여론수렴 과정 한번 제대로 거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문방위원장은 도대체 어떤 지적을 했는가. 문방위원장이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말한 바로 그 시각에 홍준표 원내 대표는 "이번 임시 국회에서도 처리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사기극의 주인공들이 한 무대 안에서조차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기막힌 '블랙 코미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디어법안에 감춰진 수많은 독소조항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당사자나 관련 단체 등으로부터의 공식 여론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까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친 언론관련법 마련에 공감하는 성명을 냈을 정도다.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70%가 미디어법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은 그 목적이 언론장악을 통해 장기집권의 토대를 닦는다는데 있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에 엄중 경고한다. 당장 미디어법안 날치기 처리 시도를 중단하라. 원점에서 언론 종사자들과 관련단체 등의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라. 만약 이를 무시하고 미디어 법안 '막가파'식 처리를 시도한다면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KBS기자들은 '사기극'을 통해 처리하려는 미디어 법안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고, 모든 언론인들과 연대해 법안 처리를 막는데 결연히 일어설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2009년 2월 26일

KBS 기자협회


태그:#총파업, #KBS노조, #최재훈, #민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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