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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평소 지리적 여건(?) 때문에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는 저로서는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게 됐습니다(보통 주로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버스'를 이용합니다).

 

바로 지난 16일(월) 저녁 <오마이뉴스> 창간 9주년 행사 중에 하나로 <워낭소리>를 보고 이충렬 감독과 대화하는 자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날도 상암동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환승해서 2호선 지하철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이동했습니다.

 

영화도 잘 보고 집으로 가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때 시간은 밤 11시경. 늦은 시간 지하철을 잘 이용하지 않는 저는 다른 경로로 돌아가기보다 왔던 길로 그대로 돌아가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을지로3가역으로 향했습니다. 역으로 가던 중 지하도에서 잠을 자는 한 노숙인을 보게 됐습니다.

 

이날 오전,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악화로 '그냥 쉽니다'란 사람이 177만명으로 사상 최대라는 뉴스를 보고…. 더구나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외투를 넣었다가 엇그제부터 갑자기 영하의 날씨로 떨어져 두껍게 옷을 껴입고 밖에 나선 터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영하의 날씨로 인해 몰려든 다른 노숙인보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누은 한 분을 봤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핸드폰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위에 사진처럼 엄지뉴스(#5505)에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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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냉기를 막아줄 박스 한 장에 의지해 잠을 자는 노숙인. 한껏 움추린 몸으로 잠들어 있는 그. 낮에는 무슨 일을 할까… 잠시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러나 생각도 잠시, 늦은 시간, 추위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밀려왔습니다. 난, 그와 달리 따뜻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생각을 멈추고 추위에 옷깃을 여미며, 따뜻한 잠자리와 따뜻한 물로 씻을 생각에 빠른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해 봅니다. 얼마 전 '현금인출 센터 안에서 잠을 청하는 청년'의 모습을 담아보낸 엄지뉴스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그 마음에 공감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쉴 집이 있다는 게 큰 '행복'입니다.

 

경기침체, 불황, 실직, 실업… 결코 뉴스 속에서 보는 단어가 아님을 직접 느낀 하루였습니다.

 

그나저나 그분, 별탈없이 무사히 아침을 맞으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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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엄지뉴스, #나는야 엄지짱, #노숙인, #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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