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발전특별위원장이 16일 이명박 정부 임기중에는 MBC와 KBS2를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MBC는 제외하고 KBS1·2와 EBS만 공영방송으로 관리하는 공영방송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발의할 것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야당이나 일부 언론들이 지상파 방송을 족벌 신문과 대기업에 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MBC나 KBS2를 민영화하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MBC나 KBS2는 민영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IPTV 등 방통융합기술 발전을 강조하면서 지역민방 등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공중파 진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IPTV가 활성화되면 청년들이 원하는 미디어산업 분야 일자리 2만 6천개 정도가 3년 내에 만들어진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재벌 방송' '족벌 방송' '언론장악 음모'니 하는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며 "기술 발전이나 미디어 환경 변화를 알면서도 그런 주장을 계속하면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KBS1·2, EBS는 수신료로 운영, SBS·MBC도 혜택"

 

정 의원은 공영방송법에 대해 "KBS1과 KBS2, EBS를 공영방송법으로 묶어 광고를 거의 하지 않도록 유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각 방송사의 광고수입을 총수입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수신료에 의존하도록 하겠다는 것. 그렇게 되면 KBS의 경우 현재 38% 수준에 그치고 있는 수신료 수입의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정 의원은 "이렇게 하면 방송사들이 광고 수입 때문에 시청률의 노예가 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공공성 담보를 가능하게 하는 조치"라고 부연 설명했다.

 

소유구조는 공영방송이지만 공영방송법에서 배제되는 MBC에 대해 그는 "소유구조는 그대로 가고, 기존에 하던 대로 상업방송과 똑같이 운영하면 될 것"이라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KBS가 갖고 있던 부분을 MBC와 SBS로 넘겨주는 시장구조 개편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MBC와 SBS도 공영방송법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2월 국회에서 공영방송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초안이 확정되는대로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답해 공영방송법이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발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미디어특위에서 초안을 마련중인 공영방송법은 대통령 1인, 여야 각 2인씩을 추천해 총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공영방송경영위원회가 각 방송사의 사장을 임명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영방송사의 재원을 수신료 중심으로 옮기면서 예·결산을 국회에서 심의하도록 했다. 수신료가 준조세에 해당하는 만큼 국회의 예산 심의가 필요하다는 것. 현재는 결산만 국회의 승인을 받는다.

 

최문순 "KBS 국영방송 만들고 MBC는 힘빼기 위한 사전포석"

 

여당의 언론 관련 법 제·개정 추진을 '언론장악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터졌다. 민주당과 언론노조는 한나라당의 공영방송법 발의를 '전쟁재개 신호탄'의 하나로 보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 "공영방송법 제정 추진은 KBS와 EBS를 사실상 국영화하고 MBC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며 "'MBC를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도 단지 2월 임시국회 때 언론노조를 비롯한 양심있는 시민세력의 촛불행렬을 막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고 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 의원은 이어 "지금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장악 악법은 '재벌-언론권력-정치권력'으로 이어지는 친한나라당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이자 장기집권에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전 포석 목적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산업 유발효과, 미디어산업 환경개선을 내세우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호도하는 가장 질 나쁜 거짓 선동 구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정병국, #공영방송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