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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얼마 전 한 중소기업 사장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분인데 올해 원자재 가격이 50%나 올라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들어주기는커녕 거래마저 끊어버려 지난 달에 도산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은행의 '꺾기'가 여전하다는 하소연, 거기에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돈을 풀고 있다고 하지만 창구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불평도 있는 것을 들었습니다.

 

'9988'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아흔아홉살까지 팔팔하게 살라'는 덕담으로도 쓰이지만 중소기업인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기업 수의 99%, 고용의 88%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도 쓰입니다. 경제지표보다도 체감경기가 나쁘게 느껴지는 것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조차 요즘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려 줬으면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우리 경제의 기반이 튼튼해지고 대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저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내수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야 대기업도 잘 될 수가 있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혹시라도 대기업이 납품 협력 업체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기만 살자고 한다면 중소기업이 어떻게 살아나겠습니까. 중소기업이 없으면 대기업도 없습니다.

 

정부도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방안에서도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많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정부는 신용보증한도를 크게 늘리고 수출 중소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지난 주에는 다행스런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교환협정, 이른바 스왑 계약을 맺었습니다. 앞으로도 만전의 대비를 해야겠지만 일단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실물경제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제가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계 경기가 다 나빠지는데 우리 경제만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계 경제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수출이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내수를 더 살리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제가 요즘 해외에서 만난 정상이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우리의 역량을 믿어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갖고 이 어려움을 극복해 냅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이명박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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