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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어제(22일) 발표한 '대통령 주례연설 1라디오 정례화 방침'에 대해 KBS 라디오 PD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KBS는 어젯밤 10시 20분경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3일'을 명시하고, 이날부터 "제1라디오를 통해 대통령 주례방송을 격주로 별도 편성한다"면서 "청와대와의 회동에서 이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KBS PD들이 오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반대 여론을 모음에 따라 그날 대통령 주례 연설이 전파를 타게 될지는 불투명해졌다.

 

대통령 주례연설 1라디오 정례화, 가능할까?

 

KBS 라디오 PD 40여 명은 오늘(23일) 오후 5시 10분 스튜디오에서 긴급총회를 열어 '대통령 주례방송 정례화'를 결정한 사측의 방침에 대해 토론했다.

 

총회에 참석했던 복수의 라디오 PD들 말을 종합하면 일부 PD들은 "편성 제작 권한을 KBS가 갖게 된 만큼 1라디오의 대중성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자"는 의견을 보였으나 소수였다. 

 

대다수의 PD들은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 밖에서 청와대와 KBS가 일정을 조율하고 결정한 것처럼 비춰져 당황스럽다", "11월 3일이라는 날짜는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다. 날짜를 일방적으로 받은 것 아니냐", "실무 PD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청와대-편성제작팀 사이에서 구체적인 것들이 결정되어 버린, 절차적 문제가 심각하다", "현직에서 뛰는 라디오 PD들을 무시한 결정" 등의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11월 3일, 일방적 택일 거부... 날짜 늦춰달라"

 

하지만 현실적 딜레마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 라디오 PD는 "지난 10월 13일 대통령 라디오 방송을 들어봤는데 크게 실망했었고 이런 식의 정책 나열 형식으로 계속 가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연설 정례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인 고민이 크며 오늘 총회도 이런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우선 청와대와 (사측이) '대통령 방송 정례화' 관련 협상에 나서면 안됐다. 그런데 별도 테이블에서 사실상 '합의'를 하고 이를 발표해 버렸다. 청와대로부터 편성제작권을 보장받고 유감 표명까지 받았다. 지난 번에 우리 라디오PD들이 요구했던 사항들이었다.

 

'대통령 연설 방송'에 대해 혹은 '정례화'에 대해 반대하는 PD들이 많지만 이런 상황에서 라디오PD들이 대거 나서 회사 방침을 뒤집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 됐다. 1라디오 자체가 역풍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PD들의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야 겠지만 원천무효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벌이는 등의 강경 대응은 힘들어졌다." 

 

논란 끝에 결국 라디오 PD들은 우선 "PD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인 '11월 3일'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충분한 내부 의견 수렴을 할 때까지 날짜를 늦출 것을 요구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그리고 빠르면 내일(24일) 편성규약상 요구할 수 있는 '라디오위원회'를 사측에 먼저 제안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한 11월 3일이 청와대에서 '내려보낸' 날인지, 어떤 의미에서 결정한 날짜인지 알기 위해 서기철 라디오편성팀장과 박선규 청와대 언론2비서관이 만난 지난 21일 회의록 공개도 함께 요구하기로 했다.


태그:#이명박 라디오, #KBS1라디오, #PD, #이병순, #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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