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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생명인 제작 자율성과 편성권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홍보도구로 전락시킨 라디오 편성제작팀장은 이미 그 자격을 상실했다."

 

13일 오전 KBS1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대통령 연설'과 관련 라디오제작본부 조합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라디오본부장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및 라디오 편성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연설 내용에 정례화를 의도하는 문구가 명백히 포함되어 있음에도 라디오 편성제작팀장은 일회성으로 본다는 궤변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편성 강행을 주장했다"면서 "편성철회가 당연한 수순이었음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 KBS 라디오제작본부 조합원들이 발표한 성명서

공영방송인이기를 포기한 라디오 편성 책임자는 즉각 사퇴하라

 

대통령의 일방적인 라디오 연설은 일단 초라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안다. 청와대의 의도는 명확해졌고, 이에 반해 라디오 편성책임자들은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도, 공영방송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까닭이다.

 

애초 대통령 주례연설 자체가 그 절차와 내용 어느 면에서도 털끝만큼의 정당성도 없었다. 이는 명백히 방송국의 편성권과 제작 자율성, 더 나아가 언론자유를 짓밟은 폭거였다. 청와대와의 사전협의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문제가 된다. 사전협의를 해 놓고도 모른 척 했다면 그건 사기극이다. 사전협의가 없었다면 더 큰 문제다. 기본적인 절차조차 무시한 무리한 요구를 아무런 문제제기나 저항 없이 그대로 수용한 것은 공영방송인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직무유기에 해당 된다.

 

10월 13일 방송이 주례연설이 아니라 '금융위기와 관련한 긴급담화'라는 것 역시 방송편성을 관철시키려는 자들이 만들어낸 해괴한 논리에 불과했다. 그들은 공영방송 KBS의 편성책임자들인가, 청와대의 보좌관들인가? 더구나 연설 내용에 정례화를 의도하는 문구가 명백히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한 후에도 라디오 편성제작팀장은 1회성으로 본다는 궤변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편성 강행을 주장했다. 편성철회가 당연한 수순이었음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것이다.

 

방송의 생명인 제작 자율성과 편성권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홍보도구로 전락시킨 라디오 편성제작팀장은 이미 그 자격을 상실했다. 공영방송인으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질과 책임감도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즉각 물러나라.

공영방송은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편성책임자인 라디오 본부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2. 공영방송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는 라디오 편성제작팀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2008년 10월 13일

라디오제작본부 조합원 일동


태그:#이명박 라디오,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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