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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성 위기에 빠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리먼이 결국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리먼이 결국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 16일 오후 16시 15분]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16일 국내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사태 확산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 등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반포동 팔래스 호텔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나, 시장 안정을 위한 필요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의 미국발 금융위기 파급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등 오늘 국내 금융시장은 대혼란을 겪으며 '검은 화요일'을 보냈다.

장 시작부터 사이드카(선물가격이 코스피는 5% 이상, 코스닥은 6% 이상 등락해 1분 이상 지속될 때 매수 또는 매도를 5분간 중단시키는 것)가 발동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 대비 90.17포인트(6.10%) 떨어진 1387.7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일 기록한 1404.38포인트보다도 낮은 연중최저치이고, 하락폭은 역대 3번째를 기록했다. 역시 오전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37.62포인트(8.06%) 떨어진 429.29로 장이 종료돼, 지난해 8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폭등했다. 지난 주말보다 50.9원 폭등한 1160원으로 장이 마쳤다. 이는 70원이 폭등한 지난 1998년 8월 6일 이후 10여년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정부·한국은행 "리먼 사태, 국내 금융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16일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리먼브라더스 국내지점 2곳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등 긴급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12월 15일까지 리먼브라더스은행 서울지점에 대해서는 예금판매지급·여신 취급·채무 변제 행위 등을 금지하고, 리먼브라더스증권 서울지점의 경우에는 본사와의 거래·해외 송금·자산 이전 등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리먼브라더스은행 서울지점의 경우, 인허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금된 것도 없고, 기관 투자자 거래만 있어 리테일(소매) 부분의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또 "리먼브라더스증권 서울지점은 투자자 보호 이외에 금융감독원장 허가를 받아 필요에 따라 거래를 허용할 예정이어서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발 금융 불안에 따른)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져(Exposure·위험 노출액)를 검토하였으나 해당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내 금융회사의 총 해외자산 규모 615억 달러 중 리먼 관련 자산은 7억2천만달러로 국내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메릴린치 관련 익스포져 역시 7억2천만달러로 합병주체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채무를 승계함으로써 피해 가능성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차관은 "국내 영업중인 AIG의 경우, 미국 AIG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크게 상회하는 등 현재 국내 보험 지급에 필요한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 계약자 보호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켜 온 리먼의 부실처리 문제가 파산신청으로 일단락됐다"며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이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장 안정을 재차 강조했다.

금융당국, 금융 시장 불안에 적극 개입하기로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 합동실무대책반을 구성해 국제·국내 금융 및 실물경제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수시로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 투자자 및 금융회사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외화 유동성과 관련해, 지나친 불안 심리로 환율이 급변동하는 경우 필요에 따라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커버드 본드(Covered bond·조달 금리를 낮추기 위해 금융회사가 자신의 부동산담보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화 도입 수단을 다변화·장기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은행권의 지급 준비 상황을 탄력적으로 관리해 단기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또한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는 "스왑시장에 불균형이 왔을 때는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며 시장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리먼브라더스#금융 혼란#메릴린치#A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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