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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목조주택은 현대 건축구조 중에서 가장 발달된 재료로 집을 짓는다. 현재 존재하는 건축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목조주택 전문가로서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목조주택은 어떤 건축보다도 싸게 지을 수 있는 집이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미국식 목조주택에 대한 신봉자처럼 이야기하고 다니면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아니 반미주의자가 미국식 목조주택을 찬양하고 미국식 목조주택을 신봉하다니."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듣더라도 내가 미국식 목조주택에 대해 절대적인 찬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걸 몇 가지로 정리해 보고 싶다.

 

가벼운 구조, 기둥이나 보가 굵을 필요 없어

 

우선 위에서 열거한 것부터 설명을 해보자. 미국식 목조주택이 가장 발달된 재료로 짓고 있다는 말부터 설명해 보자. 한 예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좋다고 하는 한옥(양반한옥)을 비교해 보자.

 

한옥은 지붕에 기와를 얹는다. 지금처럼 좋은 재료가 없으니까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흙을 구어 기와를 만들어 썼다. 그때 단열재가 없으니까 기와 밑에 흙을 잔뜩 쌓고 그걸로 방수까지 했다.

    

흙과 기와로 방수와 단열을 하다 보니까 그걸 떠받치는 기둥과 보 방식 건축밖에 할 게 없다. 당연히 기둥과 보가 굵어지고 나중에는 자체 하중을 버티지 못해 창문틀이 눌리고 늘어져 보수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데 경량목구조인 목조주택에서는 이 문제를 슁글과 방수시트, 단열재인 인슐레이션으로 하기 때문에 지붕 구조가 가볍다. 아주 가볍기 때문에 기둥도 그렇게 굵거나 보가 굵을 필요가 없다. 눈이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적설하중만 계산하면 된다. 그래서 목조주택 구조에서는 가장 중요한 점이 적설하중을 버틸 수 있는 건축물 설계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한옥에서의 창호, 조선살 창호는 겉모양은 그럴 듯하지만 현대 건축에서 창호로서는 전혀 가능하지 않은 창문이다. 미국식 목조주택에서 주로 쓰는 이중 페어글라스인 시스템 창호에 비하면 단열 문제에서 비교가 안 된다.

 

미국식 시스템 창호는 외부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방음과 단열이 잘된다. 미국식 시스템 창호의 경우 난로 옆에서 불을 쬐면 앞만 따스하고 밖 유리엔 열이 전혀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평당 건축비 250~300만원, 이보다 싼 집 있어?

 

목조주택이 가장 효율적인 집이라는 걸 설명해 보겠다.

 

목조주택은 누구나 쉽게 지을 수 있다. 일반인들도 조금만 배우면 지을 수 있는 게 목조주택이다. 다른 벽돌집이나 콘크리트집, 스틸 등의 집은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투바이퍼(2인치, 4인치 되는 각재를 16인치 간격으로 기둥을 세워서 집을 짓는 방식) 경량목구조는 카터 대통령이 일반 초보자들과 봉사를 해서 집을 짓듯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러면 목조주택의 건축비는 얼마나 될까? 쉽게 말해 평당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가격은 우리나라 목조주택 회사들한테 맞아죽을 단가 공개인데 대부분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집을 지을 수가 있다. 그 가격이면 싱크대, 붙박이장, 보일러, 도배 장판 등을 놓고 집 주인이 키만 따고 들어가 입주할 수 있는 단계다.

 

하긴 어떤 사람은 그보다 더 비싸거나 싸게 집을 지을 수 있지만 대략 그 정도면 미국식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다. 이 정도 가격대의 목조주택이면 외부 적삼목 베벨사이딩(Bevel Siding, 미늘 판자벽)과 이중그림자 슁글 지붕, 미국식 수입 시스템 창호, 거실 강화마루 수준의 집이 된다. 이 정도면 외부 마감으로서는 최상급일 것이다.

 

한옥은 이보다도 더 건축비가 들어가고, 조립식 건물도 평당 250만 원이다. 시골에서 흔히 짓는 벽돌집도 평당 300만 원 이하는 안 짓는다. 목조주택이야말로 집도 예쁘고, 단열 7배나 따스하며, 통풍 잘되어 사람이 살기 좋다. 게다가 가격도 싸다. 예상하건데 앞으로는 북미나 유럽처럼 목조주택을 가장 많이 짓게 될 것이다.

 

목조주택 집짓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보통 목조주택이냐, 벽돌집이냐, 콘크리트집이냐, 스틸하우스냐를 나누는 건 건축물의 골조 형태에 따라서다. 그 다음 마감, 설비, 도배 장판 등은 어떤 집이든 똑같이 들어간다.

 

목조주택은 기초를 마친 뒤 골조를 올리는 때가 다른 어느 집보다 빠른 편이다. 기초해 놓고 골조는 보통 1주일 정도면 끝난다. 전체 공정은 보통 40일에서 50일 정도 걸린다. 공사하다 보면 비오는 날이나 그외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보통 두 달 정도면 입주가 가능하다.

 

사람들 중엔 목조주택 건축법을 배워서 직접 짓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목조주택 건축을 배우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은 목조주택 학교를 찾아가는 것이다. 100만 원에서 300만 원씩 돈을 주고 배우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필자가 하는 '장목수의 목조주택 학교'도 있는데 상설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필요할 때 학교를 열어 무료로 강좌를 진행한다.

 

학교에서 목조주택에 맛을 들인 뒤 더 배우고 싶으면 목조주택 전문회사에 들어가 잡부일부터 배우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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