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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남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이다."

"KBS 힘내라!" 

 

15일 오후 경찰버스로 막힌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KBS 직원들이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우겠다"며 "다시는 정권의 나팔수가 되지 않겠다"고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촛불시민' 100여 명은 환호성을 울리며 "KBS를 지켜주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후 6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주최로 열린 '공영방송 사수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에선 KBS 직원과 촛불시민뿐만 아니라, 최문순 민주당 의원(전 MBC 사장),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 성유보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 등 선배 언론인들도 참석해 KBS 직원들의 승리를 응원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이들은 '사수! 공영방송', '해체 이사회'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공영방송 장악 음모, 이명박 정권 각오하라"고 외쳤다. 또한 이들은 'KBS 6적'이라며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킨 유재천 이사장과 방석호·박만·강성철·이춘호·권혁부 이사의 사진을 높이 들었다. 

 

발언대에 선 성유보 위원장은 "삶의 현장을 취재해야 할 언론인들이 시위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왔다는 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위기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KBS 직원들은 용기 잃지 말고, 끝까지 투쟁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은 "70일 넘게 KBS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지만, 그곳에 KBS 노조를 비롯해 KBS 사원들이 보이지 않아 실망했다"면서도 "이제 KBS 사원들이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오늘 프레스센터 앞에 모인 것을 보고 승리의 길이 멀지 않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KBS가 정권의 나팔수로서, 기자취급도 못 받았다"며 "국민들 덕택에 KBS가 공영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 공영방송과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져있다, 이젠 결코 KBS가 정권의 나팔수로 무너지도록 놔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승돈 KBS 프로듀서 협회장은 "이명박 정권이 KBS에 굴종하라고 협박하고 ' KBS 직원들이 배부른 돼지가 돼라'고 회유하고 있다, 하지만 KBS 직원들은 정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양 협회장은 이어 시민들을 향해 "KBS 직원들은 20년 동안 쌓아올린 신뢰를 잃지 않겠다"며 "시민 여러분은 우리의 희망이자 지향점이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저항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정회 프로듀서와 김석 기자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남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외쳤다.

 

시민들 "공영 방송은 국민들의 방송이다"

프레스센터 앞,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기자회견에 온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데도 열심히 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김산(12)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방송인 거잖아요.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방송을 장악하게 되면 자기가 한 나쁜 일은 국민들이 잘 모르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이 대통령이 시민들 괴롭히는 데 방송에서는 국민을 보호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잖아요.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자기가 한 나쁜 일은 역사에 남기지 않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동생들에게 세뇌시키려고 이 대통령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막기 위해서 여기에 왔어요."

 

박무(52) "국민이 행복하려면 국민의 대변인인 공영방송이 정상적으로 굴러가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스스로가 행복을 유지, 발전 시켜나갈 수 있는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국민이 사회의, 국가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실험쥐와 다를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럼 정권에 의해 시민의 앞길이 정해지는 조지오웰의 <1984>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정연주 사장이 구조조정 하다보니까 사원들의 반발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런 비판이 나온다는 건 사장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한 것에 대한 반증 아니겠어요?"

 

이미영(42) "언론을 통해 반대파 여론을 잠재우고 자기 정책을 정당화 하려는 행위는 그르다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정책 수단을 전달하는 건 비열한 행위죠. 임기가 남았는데도 KBS의 사장을 해임했다는 것은 민주 언론 역사상 있을 수 없는 무식한 언론장악이에요. 이명박 대통령님!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국민의 올바른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언론이 되도록 도와주세요!"


태그:#KBS, #한국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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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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