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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쿤츠.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이 작가는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제조기'로 통한다. 매년 1,700만 부의 책이 판매되고 있으며 38개국 언어로 번역됐을 정도다.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가, 스티븐 킹에 버금가는 작가인 셈이다.

 

그 작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오드 토머스' 시리즈가 이제 막 소개됐다. 출판사 '다산책방'에서 오드 토머스 첫 번째 이야기 <살인 예언자>를 소개한 것이다. 주인공 오드 토머스는 남다른 재주가 있다. 죽음을 보는 능력을 지닌 것이다.

 

죽음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일까? 언제 죽을지, 혹은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타인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기운을 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주위 사람들이 종종 자신의 운명에 대해 물을 수 있다. 묻는 사람이 멀쩡하다면, 기쁘게 대답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더군다나 물어본 사람이 가까운 사람이라면 어떨까?

 

꼭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거리를 걷다가 사방에서 죽음의 기운을 본다면 어떨까?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랑스러울 정도로 귀여운 아기의 모습에서 그것을 발견한다면? 어느 가족이 해맑게 웃고 있는데 죽음의 기운이 다가서고 있다면 어떨까? 그것을 애써 외면할 수 있을까? 오드 토머스는 그러기에는 너무 착하다.

 

그래서였을까. 오드 토머스는 곧잘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특이한 재주와 달리 신체 능력까지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명감을 갖고 사건에 뛰어든다. 다행히 경찰 서장이 오드 토머스의 상황을 알아 그렇게 해결한 사건을 뒤처리해준다. 보이지 않는 영웅과 조력자로 평화를 지키는 셈이다.

 

<살인예언자>의 어느 부분, 오드 토머스는 전과 다르게 강렬한 죽음의 기운을 느낀다. 길거리에서 본 어느 남자 때문이다. 단순한 기운이 아니다. '대량학살'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오드는 어디에서 어떤 시간에 사건이 벌어질 것인지를 안다. 범인이 누군지도 안다. 그렇다면 그것을 막으면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평소와 다르게 쉽게 풀리지가 않는다.

 

혹시 누군가 그의 능력을 알아채고 역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대량학살이 벌어지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오드 토머스는 초조해진다. 예정된 살인과 예언된 범인이 있건만 왜 일이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이 순간, 반전에 반전이 이어진다. 예정된 운명까지도 뒤집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이어지고 사건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죽음을 보는 남자와 그 능력을 이용하는 '적'의 대결을 그린 이 소설은 속도감이 넘친다. 막힘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작가의 농담은 어떤가? 그리하여 마음이 여유로워질 때 갑자기 사건이 벌어지는 건 어떤가? 딘 쿤츠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줄 아는 작가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 재주가 능수능란해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딘 쿤츠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살인예언자>, 스릴러든 추리소설이든 간에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깝다.


살인예언자 1

딘 R.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다산책방(2008)


태그:#딘 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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