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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분말소화기 쏘고... 갖은 욕설 퍼붓고... 날카로운 방패로 찍고... 곤봉으로 때리고... 군홧발로 마구 짓밟고... 강제 연행하고...

 

이명박 정부가 촛불집회에 대해 "최루액 살포 등 강경 대응하겠다", "심야 불법 폭력집회는 원천 봉쇄하겠다"는 등 '新공안정국'의 기류가 강하게 만들어지면서 대한민국 심장이라 불리는 광화문과 시청, 종로 거리 등에서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른 바 국민을 섬기고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 경찰이 국민을 마치 '복날 개 잡듯' 다루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법무부, 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장관들의 대국민담화를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보자. 이들 장관들은 한결같이 "시위의 목소리가 당초의 주장과 상당히 달라져 쇠고기 문제를 떠나 정부의 정체성까지 부정하고 있다"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와 함께 더 이상 남은 카드가 없다는 듯 촛불집회를 불법, 폭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하긴, 경제도 살려야 하고, 민생도 살려야 하고, 국회 개원도 해야 하는 등 수많은 현안문제를 허리가 휠 정도로 등짝에 짊어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촛불집회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문제는 재협상에 버금가는 추가협상으로 최선을 다했으니, 촛불이 스르르 사그라들 줄 알았을 것이다.  

 

"서민 생계에 지장을 주는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서민 생활안정을 위한 본격적인 국정 챙기기에 나설 것이다. 경제 전체에 많은 어려움이 생기고 있고 국가 신인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외국투자자와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누가 서민 경제에 지장을 주는 불법 폭력 시위를 하고 있단 말인가. 정부와 경찰이 먼저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불법 폭력 시위를 하지 않았는가. 그동안 생활안정을 위해 국정을 챙기지 못하고, 경제 전체에 많은 어려움이 생긴 것이 정녕 진보 좌익세력이 배후가 된 촛불집회 때문이란 말인가.   

 

'新공안정국'을 만들어 밀어붙이면 대한민국 곳곳에서 일렁이고 있는 거대한 촛불의 파도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기는가.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장님이 코끼리 더듬는' 것과 같다. 국민의 뜻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있는 데, 정부는 추가협상이란 낱말만 자꾸 되풀이하고 있으니, 이 어찌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는가.

 

 

보수와 진보는 역사발전의 양 날개, 대한민국 보수는 수구세력   

 

대한민국이 거대한 촛불의 바다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끊임없이 밀려오는 촛불의 파도를 한때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여기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른바 진보와 보수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진정한 보수가 있었는가. 수구가 보수란 탈을 쓴 채 활개치고 다니고 있지 않는가.

 

예로부터 진보와 보수는 역사 발전의 양 날개라 하여 성군은 국정을 운영할 때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를 골고루 보살피고,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잘 들어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섬기는 것이 진정한 성군이 아니겠는가.

 

진보가 무엇인가. 백과사전에는 "진보주의 또는 혁신주의는 정치 경제 사회 체제의 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사상", "대한민국의 '진보'는 개혁을 주장하는 모든 세력을 뭉뚱그려 부르는 호칭"이라고 나와 있다. 국제 표준적인 뜻의 '진보주의'도 지금의 사회 체제를 개혁 혹은 변혁하는데 힘을 쏟는 세력을 말한다.

 

보수가 무엇인가. 백과사전에 따르면 "보수주의는 새로운 변화를 싫어하고 옛 것을 옹호하거나 지키는 것", "사회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기존의 가치를 지속해가려는 세력"이라고 적혀 있다. 즉, 건강한 보수는 우리의 오랜 전통과 아름다운 문화를 새로운 변화 속에서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스스로 보수라 여기고 있는 집단(정부, 한나라당 등)은 진정한 보수세력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시대를 거치며, 보수란 탈을 쓰고 기득권을 선점한 수구 세력의 자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에는 건강한 보수가 없다. 오히려 환경운동연합 같은 단체가 건강한 보수에 가깝다"고 귀띔했다.

 

요즈음 촛불집회에 대해 앞뒤가 마구 뒤틀리는 망언을 내뱉고 있는 전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씨나 작가 이문열씨의 모습을 보면 한 친구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글쓴이는 지난 80년대 진보적 무크지 <마산문화>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때 국가공단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던 창원, 마산 일대에서는 '진보'와 '보수' 논쟁이 어설프게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사장도 노동자다. 사장도 일을 하니까."

"사장은 사용자이지 노동자가 아니다."

"사장도 일을 하는데 왜 노동자가 아니냐? 스스로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너거(너희)들이 진보세력답게 보수세력인 사장도 노동자로 인정해봐라. 그러면 사장도 너거들 편인 진보세력이 되잖아."

 

기가 찼다. 그날 글쓴이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흑판 가게를 마산 시내에서 꾸리고 있었던 그 친구의 말에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았다. 요즈음 진보세력을 싸잡아 좌익 폭동집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조갑제씨와 말꼬리를 이리저리 구부리는 이문열씨처럼 너무나 이상하고도 희한한 논리로 말꼬리를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수구보수 수장 조갑제, 작가 이문열의 망언 '내란 부추긴다'?

 

수구꼴통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보수진영의 수장 격인 전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씨와 작가 이문열씨가 촛불집회에 대해 또다시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아온 수구보수 세력이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투다. 이는 진보세력에게 더 이상 정국주도권을 맡기지 않겠다는 뜻도 숨어 있는 듯하다.

 

조갑제씨는 29일 자신의 홈피에 올린 글에서 촛불집회를 '반(反)정부 좌익폭동'으로 못 박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반정부 폭동이 일어난 사실을 알리고 경찰이 밀리면 국군을 동원해서라도 엄격히 진압해야 한다"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펼쳤다. 작가 이문열씨도 같은 날 "정권타도 집회에 유모차를 끌고 나온 건 내란행위"라는 몹쓸 말을 내뱉었다. 

 

"이명박 정부가 또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폭력시위를 빨리 '반정부좌익폭동' 으로 규정하고 국가적 대응을 선언해야 하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의 연장선상에서 대응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반정부 폭동에 가담하여 헌정질서 파괴에 앞장설 것인가, 법질서 수호에 나설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통첩해야 한다. 반정부 폭동에 가담한 국회의원은 전원 구속 수사해야 한다" -조갑제

 

조씨는 MBC에 대해서도 "폭동 선동 센터역할을 해온 MBC에 대해선 선동기관으로 간주해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엄정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폭동을 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반헌법적 이념과 쇠파이프로 무장한 폭동을 진압하는 데는 물대포, 최루탄, 곤봉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수단을 사용할 권리가 경찰에 있다"며, 촛불집회를 진보 좌익 폭동이라고 썼다.

 

이문열씨는 <MBC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15일 이후 집회는 정부 정권타도, 그 다음에 직접 민주적 행사를 행사에 의도를 가진 집회라는 걸 알고도 만약에 저걸 유모차를 끌고 오고 어린애를 데리고 왔다면 그거는 나는 같은 저거(내란행위)라고 생각한다"는 희한한 논리를 펼쳤다.

 

"공영방송은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 방송도 특히 KBS 같은 경우에는 아마 그 정부 공영, 그야말로 홍보 내지는 공보의 역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대변인이라기보다도 어떤 그 집권세력의 이데올로기적 배경 같은 걸 강화한다든가 이런 것들은 할 만한 것이다." -이문열

 

조갑제씨와 이문열씨가 29일 내뱉은 말을 꼼꼼히 따져보자. 조씨는 촛불집회를 '반(反)정부 좌익폭동'으로, 이씨는 촛불집회를 '정권타도' 혹은 '내란행위'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각각 MBC에 대해서는 '폭동 선동 센터'로, KBS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으로서 집권세력의 이데올로기 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국민을 울게 만든 것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계약을 덜컥 체결한 이명박 정부에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을 좌익폭동세력으로, 내란행위로 보고 있는 조씨와 이씨의 망언은 오히려 스스로 내란을 부추기는 군사독재시대의 발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부가 국민을 얕잡아 보면 국민도 정부를 얕잡아본다. 소위 대한민국 최고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맞지 않다고 해서 대한민국 국민을 폭동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더 이상 낡은 이데올로기에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운 국민이다. 따라서 폭동세력은 국민이 아니라 이를 부추기는 그 사람들이다. 

 

 

'색깔론' '배후론'으로 중무장한 '新공안정국', 국민 포기한 '자살골'

 

'색깔론', '배후론' 등으로 중무장하여 '新공안정국'을 만든 이명박 정부와 그를 따르는 수구보수 세력들이 날뛰고 있다. 이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까지 잘 마쳤으니 찍(?) 소리 하지 말고 그대로 따라오라는 투다. 아니, 따라오지 않고 계속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면 최루액 살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다 잡아들이겠다는 태도다. 

 

서울경찰청이 30일 새벽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대책회의 관련단체인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경찰관 50여명은 오전 6시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컴퓨터 3대와 '이명박 OUT'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 모래포대, 깃발, 비옷, 소화기 등 여러 시위용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참여연대 방명록 등 국민대책회의와 관계가 없는 물품까지 압수하려다 참여연대 간사들의 강력한 반발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또 진보연대 사무실도 압수수색해 데스크톱 컴퓨터 22대와 노트북 컴퓨터 1대, 각종 서류, 광우병 관련 플래카드 등을 압수하고, 사무실에서 숙직하고 있던 이 단체 황순원 민주인권국장까지 연행했다.

 

이른 바 이명박식 '新공안정국'으로 시민단체를 압박하여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이는 여러 시민단체를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이자 좌익세력으로 몰고 가면서 국민들과 이분법시켜 촛불정국을 깰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군사독재시대식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옛 속담에 '방귀 뀐 놈이 먼저 성 낸다'는 말이 있다. 이는 요즈음 평화로운 촛불집회에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꼭 들어맞는 말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명박 정부에게 한마디 던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우리 국민들에게 내가 먼저 방귀(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를 뀌었으니 그 냄새를 내가 깨끗하게 없애겠다(재협상)고 솔직하게 말하라.

 

이명박 정부여! 착한 우리 국민을 화나게 하지 마라. '색깔론' '배후론' 등으로 착한 우리 국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마라. '경제살리기', '민생살리기' 란 달콤한 말돌림으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지 마라. 촛불집회가 두려워 '新공안정국'을 만드는 것은 국민을 포기한, 청와대에 '자살골'을 넣는 것에 다름 아님을 명심하라.    


태그:#신공안정국, #강경대응, #물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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