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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동(馬川洞)' 남한산성 자락 아래에 ‘주님의교회’를 세웠다. 마천동이란 이름의 유래는 조선조 임경업 장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경업 장군이 백마를 타고 마산(馬山)을 지나가는데, 거기에서 물을 떠서 목을 축였다. 그런데 그 물은 가뭄이 와도 결코 마르지 않았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동네 이름을 ‘말 마(馬)’자에 ‘내 천(川)’자를 써서 '마천동'이라 했던 것이다. 지금도 마천동 실개천에는 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샘물처럼 ‘주님의교회’가 마천동에 생수의 샘터가 되었으면 한다. 날이 갈수록 세상은 편해지고 좋아지지만 정신적인 질환은 더욱 늘고 있다. 돈을 쌓아 놓으면 다 될 것 같지만 그것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들도 쌓여만 간다. 경쟁사회 속에서 자녀들이 머리 둘 곳 없이 방황하고 있다. 그런 마천동 사람들에게 ‘주님의교회’가 말씀과 생수의 샘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6월 첫주부터 교회 내부를 꾸미고 살림집도 하나 넣어서 22일날 창립예배를 드렸다. 그 무렵 6살 된 여자 아이 하나가 교회에 들어왔다. 얼굴은 햇볕에 검게 타들어 있었고, 손과 발은 흙먼지로 뒤범벅이 되었다. 나와 아내는 녀석의 얼굴을 비롯하여 손과 발을 깨끗이 씻겨 주었다. 그리고 식탁에 둘러 앉아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간식거리를 나누어 먹었다. 처음엔 녀석이 서먹서먹했는지 아주 어색해했다. 그만큼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자 차츰차츰 우리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문을 여는데 녀석은 어머니 밑에서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와는 따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녀석은 구김살 없이 우리 아이들과 곧잘 놀았고, 자기 주장도 강하게 펼쳤다. ‘주님의교회’를 세우면서 다짐한 게 있다. 사람이나 조직이 주인 되는 교회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교회를 꿈꾸는 것이다.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교회 내 사람들과 조직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목사나 장로를 비롯하여 특별한 사람들이나 특별한 조직체가 주인 노릇하는 교회들이 많다.

그만큼 교회가 목사 개인의 교회이거나 장로 개인의 교회로 전락해 버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교회 내 주보에 헌금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밝힘으로서 차별과 소외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름을 밝히는 것으로 투명성을 담보한다지만 한 편으로는 더 많은 헌금을 요구하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헌금하는 사람의 이름을 밝힌다는 것은 이 땅에서 그 영광을 모두 독차지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진정한 헌금은 오른 손이 한 일 왼 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까닭에서다. 

아무쪼록 마천동 남한산성 자락 아래에 세운 ‘주님의교회’가 세상을 향한 말씀과 생수의 샘터가 되었으면 한다. 뭔가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해결할 고민거리를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머리 둘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참된 생수의 샘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람이나 조직이나 제도가 주인 되는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의 생명과 사랑이 주인 되는 교회로 세워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주님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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