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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2일 오전 8시 25분]

 

정치권이 이제라도 '쇠고기 정국'의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6·10항쟁' 21주년이 사상 최대인원의 촛불시위로 분출된 가운데, 그동안 접촉이 끊겨 있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해결책 모색을 위해 만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두 사람은 12일 오전 8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난다.

 

이번 회동은 민주당이 적극적이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을 보다 의식하고 직접 접하고 있는 여당 쪽에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는 실마리를 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6·10 이후에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이하 가축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한나라당을 직접 설득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혜영 "가축법 개정 직접 설득하겠다"

 

이는 사실상의 공개적인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제의였다. '6·10' 기념집회가 정부여당에 대한 대중적인 압력의 최고점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그는 또 "마이동풍인 상대보다도 내심으로는 말귀를 알아먹는 상대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내비쳤다.

 

가축법 개정안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와 광우병 발생국가에서 쇠고기 수입시 국회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돼 있어, 통과되면 사실상 한미 쇠고기 협상은 무효화된다. 법을 지키려면 정부는 결국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홍준표 "가축법 찬성은 아니나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논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즉각 원 원내대표에게 화답했다. 18대 국회가 지난 5일 문을 열었지만, 아무 일도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그는 10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등원 조건으로 가축법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가축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큰 폭으로 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로서는 가축법에 찬성하지 않지만,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해서 접점을 찾을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가축법 공청회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또 한나라당이 지난 해 대선과정에서의 고소고발을 취하한 데 이어, 민주당도 같은 조치를 취해,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한나라당이 등원 명분 만들어라"

 

가축법 개정 관련 논의가 민주당의 등원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손학규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아무리 문제점을 지적해도 마이동풍이고 야당을 무시하는 정부여당의 행태 아래서는 국회 들어가도 아무 역할 할 수 없어 못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제 정부여당이 국민의 함성을 들었으면 야당의 국회에서 국민의 의견 수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들어가고 싶으니 명분을 달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아무 약속없이 등원하면 아무 일도 못하고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손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상천 대표도 "제가 가축법 공청회를 주장한 것을 보고 어느 신문에서 저를 무조건 등원론자로 보도했던데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건은 하나다. 재협상이 관철될 수 있는 개연성 보일 때 등원한다. 아무 전망 보이지 않는데 등원해서 그냥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두 대표가 어제 촛불시위에서 우리 당의 '재협상, 가축법 개정청원 국민서명'에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서갑원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회동을 "일단 막아놨던 대화의 물꼬를 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언론의 '등원 촉구성'기사들과는 달리, 민주당 전체로 보면 '무조건 등원론'은 아직까지 는 그 목소리가 큰 편은 아니다.

 

진보정치학계의 대표적 인사인 최장집 교수는 '6·10'기념 집회를 지켜보면서 "이번 시위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했다고 본다. 이 문제는 '끝이 없는 시위'가 아니라 제도권 내 정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가축전염병예방법, #홍준표, #원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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