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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개념없지만 견고하다. 대한민국 수도 심장부에 컨테이너를 쌓는 무개념을 전세계에 중개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보여주었지만 앞으로도 그런 무개념 행동을 강행할 것이다.

 

이유는 견고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만 점령한 것이 아니라 국회도 3분의 2가 넘는다. 친박연대와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비슷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쇠고기 논란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지만 결코 반대하는 족속들이 아니다. 다 합하면 200석이 넘는다. 지방정부와 지방 의회도 다 장악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아직도 통합민주당보다 높다. 통합민주당과 민노당, 진보신당 합하면 30%가 안 된다. 무당파를 빼면 수구정당 지지율은 50%가 넘는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아직도 촛불민심이 이토록 강하게 일어나도 온갖 거짓말과 속임수로 넘어가는 이유가 견고한 지지율과 청와대, 국회,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아무리 17%이지만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모든 권력이 그에게 집중되어 있다. 왜 경찰이 세종로에 컨테이너를 문화재법을 어기고, 출근길을 방해하면서까지 설치할 수 있었는가? 경찰을 통제하는 자가 이명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검경이 민심을 읽는 눈과 진압방법이 70-80년대 일지라도 그들은 불법주차와 컨테이너를 막무가내로 막아도 잡혀가지 않는다. 촛불문화제와 거리시위가 웹 2.0으로 실시간 동영상을 통하여 시위현장과 집안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저항할지라도, 거리에 나가는 순간 그들은 범법자가 된다.

 

원래 권력은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시위대가 하면 불륜으로 취급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도 꿈쩍하지 않는 이유다. 모든 권력 자신과 한나라당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같은 권력 집중은 민주주의체제하에 있는 나라에는 보기 힘들다.

 

여기에 더하여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더 있다. 청와대 수석과 내각이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언론은 몇 명 정도가 잘릴 것인지 추적보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거론 되지 않는 인물이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퇴진은 어느 언론도 거론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최시중 위원장과 유인촌 장관은 언론을 담당하는 수장들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하자 바로 제일 먼저 퇴출 대상을 꼽은 자가 정연주 KBS 사장이었다.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니까 감사원 감사까지 시도하고 있다.

 

정연주 사장 퇴출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다른 방송사과 언론관련 단체는 이명박 맨으로 내정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였다. 대선 때 한나라당 선대위 방송특보였던, 이몽룡 전 한국방송 부산방송 총국장이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임명됐다.

 

같은 방송특보 출신인 구본홍 전 문화방송 보도본부장과 정국록 전 진주 문화방송 사장이 뉴스 전문채널 와이티엔과 아리랑 티브이 사장에 각각 내정됐다. 잘 아는 대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동아일보 논설위원출신이다.

 

모든 권력은 언론을 장악하여 정권의 장점은 적극 홍보하고, 단점은 감추고자 한다. 권력의 본능이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 100일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그들이 아직 포기하지 않는 것은 언론을 장악하여 여론을 정권이 유리하게 만들어가면 지금은 반대가 많은 대운하, 의료보험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학교자율화 등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념할 것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9일 출입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언론중재법 상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 포털 사이트 등 뉴스를 다루는 인터넷사이트도 미디어의 범주로 넣고 법안 적용 대상에 넣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이다.

 

인터넷 포털인 다음이나 네이버, 야후, 파란은 아직 언론이 아니다. 포털은 뉴스를 생산하지 않고, 각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가장 분통터지는 일은 인터넷 바다이다. 조중동 찌라시는 항상 자기들 편이고,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뉴스를 장악하면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촛불민심을 통하여 확인한대로 인터넷을 통제하지 않으면 조중동이 아무리 우호 언론이라도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를 알아차린 그들은 인터넷을 통제하려고 한다. 인터넷만 통제하면 믿고 있고, 법을 개정하여 실행에 옮기겠다고 한다. 법개정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수구세력이 국회를 3분의 2 이상 장악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노사모 총회에서 더 두려운 존재가 18대 국회라고 한 말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명이면 대한민국 헌법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개헌할 수 있다. 개헌도 할 수 있는데 법률 개정은 얼마나 손쉬운가?

 

이명박 정권이 40일 동안 수 만명, 50만명까지 서울 시내에 촛불을 들고 나와도 각료와 몇 명 교체하는 것을 이번 사태를 넘어가려는 이유다.

 

시민 권력은 순수하다. 그들은 권모술수가 없다. 진실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권모술수로 사는 자들이다.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 하지만 언제나 이기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 짧은 시간 동안 권력이 권모술수를 통하여 순수하고, 진실한 시민권력을 이길 수 있다.

 

시민권력이 힘들지만 꿋꿋이 집회를 지속해야 할 이유다. 이명박 정권은 시민권력이 포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시민권력 분열을 노린다. 언론을 통하여 여론을 조작한다. 여론은 순식간에 돌아설 수 있다.

 

우리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 목표가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는 믿음으로 가야 한다. 시민권력 모두는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존중해야 한다. 생명과 평화, 나눔과 섬김이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힘써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대한민국 모든 권력과 공권력을 가졌을지라도 그 권력을 그릇되게 사용하면 민주시민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이 믿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눈에 보이는 권력은 강하지만,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약하다.

 

시민권력은 비폭력과 공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에 약하다. 하지만 시민권력은 순수하고, 진실하다. 그들은 생명과 평화,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힘쓰는 자들이기에 강하다. 이 믿음을 가지고 나가자.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


태그:#최시중, #유인촌, #이명박, #시민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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