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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7시부터 울산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는 지금까지 집회 중 가장 많은 15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오후 9시 30분까지 진행된 촛불집회 후 시민 1000여 명은 집회 장소인 롯데백화점 주변 인도를 행진하며 "고시무효 명박 퇴출"을 외쳤다. 행진하는 시민은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나이 구분이 없었다. 

 

경찰은 전날인 30일 이곳에서 촛불 집회 후 거리 행진하려는 시민들을 원천 봉쇄해 거리행진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31일 시민들은 "인도로 행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느 나라 법이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자 경찰은 차도는 막았지만 인도로 행진하는 것은 허용했다. 

 

 

울산의 촛불집회는 갈수록 자유발언자가 늘어 순서를 기다릴 정도다. 6월 2일 해군에 입대한다는 한 청년은 "독재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 이명박이 하는 행태가 바로 독재"라며 "군에 가더라도 시민들이 든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고 3년생은 단상에 올라 "수능이 코앞이지만 나라가 이런데 어찌 공부만 할 수 있겠느냐"며 "고위 공직자들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대학교 한 교수도 단상에 올라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운하로 국토가 두 동강 나고 실직자가 거리로 나앉는 등 국민들이 마지막 골목에 몰렸다"고 말한 후 자신이 지은 시를 낭독했다.

 

20대 청년은 "우리는 왜 여기 모였는가"라고 묻고 "바로 이명박 때문이며, 이명박은 인터넷을 배우고 국민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에 일 보러 왔다는 대구시민은 "이명박은 국민의 소리가 뭔지 똑바로 들어야 한다"며 "국민 없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한 인문계고 교사도 학생 6명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그는 "다른 행사로 밖에 나가 있는 데, 반 아이들이 여기로 빨리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학생들이 자유 발언을 해라고 시켜 이렇게 올라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줘 미친소가 되고, 우리 학생들은 꿈과 희망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성적을 먹어야 하니 미치지 않겠느냐"며 "학생들을 밤 10시까지 잡아놓고, 다음엔 학원으로 가야하는데 미친 소 키우는 것이나 학생이나 뭐가 다르냐"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이명박이 미친소 하나만 해결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0교시 수업 학교자율화 정책 등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고생 둘도 마이크를 잡았다. 한 학생은 "경제를 살린다고 하더니 되레 죽이고 있다"며 "여기 타오르는 촛불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또 한 학생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경찰차와 경찰을 향해 "제 꿈은 경찰입니다. 후배에게 미안하지도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울산에서는 6월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대공원에서 롯데백화점까지 대규모 거리 행진이 있고, 6월 10일에는 전국 100만 촛불시위에 동참해 더 많은 시민이 모일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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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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