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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되겠다”고 선언하며 출범했다. 그러나 그 후 발표한 ‘영어 몰입 교육’, ‘대운하 건설’, ‘학교 교육 자율화’, ‘의료 보험 민영화’ 등의 정책은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기 보다는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정부’라는 꼬리표를 하나 더 달게 되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틈도 없이 바쁘게 공부해야 하는 고3 수험생이지만, ‘쇠고기 파동’은 학교 급식소 풍경만을 통해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호주산 쇠고기’를 쓴다는 학교의 공지가 있었지만 급식 메뉴에 ‘소고기’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만 하면, 수많은 학생들로 북적대는 급식소 풍경은 평소보다 비교적 한산해진다. 며칠 전에는 ‘소고기’에 대한 학생들의 낮은 선호도로 인하여 ‘소버섯불고기’가 ‘고등어조림’ 으로, ‘갈비탕’이 ‘닭곰탕’으로 변경되는 일도 있었다.

 

 또한, 한 출판사에서 ‘만약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어 학교 급식으로 사용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최근의 설문조사에서, 학교에 미국산 쇠고기 사용 중단을 적극 요청하겠다는 답변이 54.1%, 무조건 먹지 않게 하겠다는 의견이 32.8% 등으로, 약 87%의 학부모가 자녀의 먹을거리 문제만큼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한다.

 

 일본은 2005년 12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재개를 합의하면서 월령 20개월 이하 쇠고기와 모든 소에서 뇌, 등뼈 등 특정 위험부위 물질을 제거하는 조건을 관철시켰다. 그리고 수입 쇠고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쇠고기 수출용 위생증명서를 발급하는 미국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문제가 되풀이될 경우에는 즉각 수입 중지 조치도 발동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또 수입이 금지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일부의 수입이 허용되며 그동안 수입 목록에서 제외됐던 소시지·훈제·육포 등 쇠고기를 이용한 육가공품도 수입된다. 아울러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명문화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이 즉각적으로 수입중단을 취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수준에서 명문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입 중단 조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강대국을 섬기는 정부’의 악습을 끊고 당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국민의 염원을 우선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태그:#미국산쇠고기수입, #광우병, #이명박정부, #졸속협상,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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