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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요리
▲ 삼불점 북경요리
ⓒ 노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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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점(三不粘)은 이름도 이상하지만 그 명성 또한 아주 높다. 소위 삼불점은 "접시에 달라 붙지 않고, 이에 달라 붙지 않고, 젓가락에 달라 붙지 않는다"의 뜻이다.

고난이도 기술의 삼불점

삼불점의 원료는 아주 간단하다 못해 초라하다. 계란 노른자와 흰 설탕, 녹두전분이면 OK. 원료가 간단하다고 삼불점을 계란프라이 정도로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친다. 그 맛은 어느 고급 원료로 만든 요리보다 훌륭하다.

먼저 계란 노른자를 골고루 풀어 설탕을 넣고 물 전분과 물을 넣어 농도를 맞춘 뒤 팬에 넣고 볶으면서 라드(돼지기름)를 조금씩 넣어준다.

왼손은 팬을 잡고 흔들면서 오른손으로는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는데 대략 400번 정도 저어주면 요리가 완성된다. 삼불점은 중국요리 중에서도 '기술중심요리'로 북경의 일반 식당이나 호텔에서도 삼불점을 요리하는 곳은 드물다.

난이도가 아주 높아 일반 요리사들이 만들기를 꺼린다. 북경 통허쥐의 삼불점은 품질에 있어 보증을 할 수 있다. 통허쥐의 삼불점은 일본 왕도 아주 좋아하여 비행기로 실어 날라 먹었다고도 한다.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반드시 먹어 볼 만한 요리다. 한 접시에 9000원 정도 하니 계란과 설탕으로만 만든 요리치곤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4불3간

삼불점을 먹을 때는 '四不三看'에 중점을 두고 맛을 본다. '4불'은 단단하지 않고, 풀어지지 않고, 기름기가 없고, 물기가 없어야 한다. '3간'은 색상, 외형, 맛이다. 색상은 황금색에 윤기가 나야 하며, 불기가 골고루 가야 하며, 덜 익거나 눋지 말아야 한다.

외형은 풍만하고 탱글탱글하며, 뭉치거나 덩어리가 없어야 한다. 맛은 향기롭고 단맛이 나며, 기름지지만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고 연하지만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한다. 위의 '4불3간'에서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삼불점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영양 조언

계란은 영양이 풍부하고 단백질과 지방 외에도 칼슘, 인, 철분과 비타민 A 함량이 아주 높다. 성장기의 어린이나 병후 허약해진 몸에 아주 좋으며 계란노른자에는 다량의 레시틴을 함유하고 있어 혈관 유화작용에 효과가 좋다. 단, 계란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 또한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삼불점 고사
청나라 초 건륭 연대에 하남성 안양현 현령의 아버지가 평소에 땅콩과 계란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이가 좋지 않아 먹는 것이 불편해지자 현령이 요리사에게 시켜 매일 삶은 땅콩과 계란 찜을 올리게 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요리도 시간이 오래 지나자 질려서 식욕도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갔다. 현령은 부친의 식욕 때문에 걱정이 되어 요리사들에게 새로운 조리법을 만들게 했다. 요리사들은 머리를 짜내며 수백 가지 새로운 방법으로 요리를 만들어 봤지만 여전히 드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사 한 명이 계란노른자에 물과 설탕을 넣고 팬에 지져내는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해 냈다. 현령의 아버지가 이 요리를 맛본 후 아주 흡족해 해서 식욕을 찾으면서 이 요리는 현령 집안의 주요 요리가 되어 '계화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시간이 지나서 부친의 생신을 맞아 많은 손님들을 초대하여 연회를 베푸는 자리에 집안의 자랑인 계화단 요리를 만들게 했다. 평소 한 접시분량만 만들어오던 요리사가 갑자기 많은 양의 요리를 한꺼번에 만들게 되자 계란의 양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적당한 양의 계란을 풀어 볶고 보니 너무 묽어져서 도저히 요리로 만들어 낼 자신이 없었다. 급한 김에 전분을 넣고 다시 볶으면서 한편으론 식용유를 넣으면서 계속 볶았다. 그렇게 다 만들고 보니 색깔이 노르스름한 것이 윤기가 반짝거리면서 향기가 흘러 넘쳤다.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모두 그 맛을 보고 감탄하면서 안양 일대에서 유행 요리가 되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건륭황제가 강남의 민정을 살피기 위해 안양을 지나쳐 가면서 그곳의 향토요리를 맛보기를 원하자 안양 현령이 자기 집안의 자랑요리인 '계화단'을 정성껏 만들어 올렸다.

건륭황제가 먹어보니 그 맛이 아주 훌륭했다. 요리를 맛있게 다 먹고 보니 요리를 담았던 접시에 전혀 달라 붙지 않았고 먹을 때 젓가락에도 달라 붙지 않았으며 이에도 달라 붙지 않는다고 하여 삼불점이라는 이름을 하사 했다. 이후 삼불점의 조리법이 궁중으로 전해져서 궁중요리의 하나가 되었다. 그 후 민간에도 전해져서 '통허쥐(同和居)'의 일류 요리로 자리하게 된다.


태그:#북경요리, #삼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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