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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에 서대회를 맛 볼 수 있는 시기는 짧다. 늦봄부터 여름 중반까지 딱 한철이다. 때문에 서대회무침을 맛보게 되면 그 새 1년이 지났구나 느껴진다. 음식에서 계절을 느낀다는 건 제철 음식이 주는 미덕이다. 서대는 넙치나 도미처럼 연중 맛 볼 수 있는 생선이 아니다. 때문에 탐식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쁜 건 아니지 싶다. 미식의 소재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고.

 

부천 진화장에서는 고흥 벌교에서 직송한 참서대를 고집한다. 그 때문에 서대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또한 아주 그만이다. 그래, 이 맛을 두고 입속에서 살살 녹는 회라고 표현했나 보다.

 

이 집의 회무침이 맛객의 미각을 충족시켜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른 곳의 회무침에서는 새콤달콤하긴 해도 뭔가 깊은 손맛이 없다. 때문에 초장맛이기도 해 그리 만족도가 높지 않다. 진화장 회무침은 다르다. 질 좋은 재료에다 양념을 아끼지 않는 안주인의 손맛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맛을 본다. 이 순간 음미의 자세도 잠시 망각한채  젓가락질하기 바빠진다. 양념의 조화가 탁월한 건 손맛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입안에 착 달라붙는 맛이라니. 서대가 말캉말캉 잇새에서 노니는 식감이라니.

 

오늘 음식에 대한 절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가 없어진다. 탐식의 유혹에 넘어가는 즐거움이라니. 집에서 담근 식초가 가미되어서 그런지 풍부한 산미가 침샘을 자극한다. 이 맛! 결코 노량진 OO식당의 서대회무침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다.

 

이날은 마침 살아있는 새조개도 올라왔다기에 맛을 봤다. 절정의 감미가 느껴진다. 이는 곧 새조개철도 끝나가고 있음을 뜻한다. 이렇게 계절이 가면 맛도 가고 계절이 오면 맛도 온다. 그래도 가는 맛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수가 없다. 어쩌면 아쉬움때문에 새조개가 더욱 더 감미로웠으리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업소 정보는 http://blog.daum.net/cartoonist/12899687에 있습니다.


태그:#서대회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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