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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꼭 확인해야 할 메일이 있어 7일 아침 일찍 메일을 열어봤다. 캠코더 반품이 완료되었다는 반가운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오면서 날아갈 것 같은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것이 두 번째 반품이었으니 말이다. 2월 하순부터 3월7일까지 캠코더와 한판 전쟁을 치르고 난 그만 KO패를 당하고 말았다.

 

1년 반 전에 DVD 캠코더를 장만했다. 그 캠코더를 장만하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얼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 고장으로 몇 번의 서비스를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AS를 받으러 다니는 일도 장난이 아니었다. 수차례 서비스를 받은 끝에 사용을 해보니 그런대로 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촬영을 열심히 하고나면 '지금 포맷 하시겠습니까?' 하는 문구가 뜨면서 그동안 촬영을 한 것은 모두가 허사가 되고 마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났다. 다시 서비스를 받으러 가기도 싫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DVD캠코더는 고장도 잘나고 AS비용도 만만하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AS도 그만 끝내고 미련도 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리곤 새 캠코더를 장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 쇼핑몰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쇼핑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구경도 실컷하고 가격도 비교해 보고 신제품 정보도 알게 되었다. 여러 군데 다니다가 한 인터넷 쇼핑몰이 물건도 좋고 가격도 비교적 싸서 그곳에서 SR300을 거금을 주고 샀다.

 

물건이 도착했다. 캠코더를 풀어보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데다가 예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야! 정말 마음에 든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설명서를 읽던 중 큰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았다. 워낙 좋은 제품이라 내 컴퓨터에서는 편집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 컴퓨터가 몇 년 전 것이다 보니 캠코더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컴퓨터 주제를 모르고 너무 좋은 상품을 구입하고 만 것이다. 

 

인터넷에 기사로 올리지 않는다면  편집을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편집을 해서 기사로 올려야 하니 아쉬웠지만 반품을 해야 했다. 흠집이 있어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으면 여간해서는 반품을 하지 않던 차라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과연 반품이 잘될까? 라는 걱정이. 그러나 공인된 쇼핑몰이라 그런지 택배비를 내가 부담하고 정상적으로 반품했다.

 

 첫번 반품을 잘하고 다시 다른 캠코더를 탐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결정을 할 수 없어서 해당 전자회사에 전화 상담을 의뢰했다. 그 결과 내 컴퓨터로는 SR시리즈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하여 그 아래 제품으로 결정을 하고 다시 구매에 나섰다. 다른 제품을 주문했고 하루 만에 새 캠코더가 도착했다. ‘어떤 모델일까?’궁금증을 안고 상품을 풀어보았다.

 

그런데 집에 있는 캠코더와 너무나 비슷했다. 한 가지 다르다면 새 캠코더는 테이프형식이라는 점이었다. 어떻게 할까? 잠시 망설여졌다. 그러나 그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면 후회할 것 같아 택배비를 내가 부담하고 다시 반품하기로 했다. 좀 더 심사숙고하지 않고 주문을 잘못해서 생긴 실수였다.

 

그러나 두 번째 물건의 반품완료는 상품이 그곳에 도착하고도 3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라 걱정을 하게 된 것이다. 반품을 안 받아준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다행히도 반품이 잘 이루어졌다.

 

반품결정이 빨리 되지 않았을 때는 ‘당분간은 캠코더에 대한 미련을 버릴 거야’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곤 했었다. 그러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했던가. 반품완료가 잘 되었다는 확인을 한 후, 어느새 다시 캠코더 구경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기가 막힌 웃음이 나왔다.

 

‘정신 차리자, 내 컴퓨터는 그런 고급스러운 캠코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하며 다짐을 해본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바꾸어야 사용가능한 SR300캠코더에 대한 미련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이번 캠코더 반품사건으로 생각지도 않은 택배비를 지출했다. 하지만 캠코더와 컴퓨터에 대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도 알게되었다.


태그:#캠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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