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 마지노선(15일)을 하루 앞둔 14일 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막판 물밑 접촉을 벌였으나 끝내 타결에 실패했다. 두 사람은 애초 15일 오전 10시 30분에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취소했다.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저녁 9시쯤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나 1시간 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는 핵심 쟁점인 여성가족부·해양수산부·농업진흥청 폐지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두 사람은 농업진흥청 폐지에 대해선 추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고 나머지 두 부처에 대해 집중 논의했지만 이조차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 여지 없었다"... 15일 오전 회동도 취소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와 만나 "얘기가 잘 안 됐다, 협상할 여지가 없었다"며 "개별 부처를 놓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원래 내일(15일) 오전 10시 30분에 안 대표와 만나기로 했는데 그것도 취소했다"며 "향후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의 고집이 센가 보더라, 아주 완강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밤 회동은 한나라당의 안 원내대표가 오후 5시쯤 국회에서 신당의 김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두 차례에 걸친 협상을 벌이고서도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협상 최종 시한인 15일을 맞이하게 됐다.

안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통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에 대해선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이 당선인의 뜻"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의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 존치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당은 이 당선인 측이 협상 최종시한으로 못박은 15일 최종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대신 양성평등위원회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는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측도 농업진흥청 폐지에 대해선 추후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특히 이 당선인이 13일 신당의 손학규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상태여서 15일 두 사람이 직접 만나 극적 타결을 이룰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협상에 실패할 경우 이 당선인은 불완전한 내각 구성을, 손 대표는 총선 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어 어떤 식으로든 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