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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미국인에게 '슈퍼화요일'은 이제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날이 아니라 '가장 치열한 대접전이 벌어진 날'로 의미가 달라지게 됐다. 미국 언론 역시 5일(현지 시각)에 벌어진 슈퍼화요일이 25년 만에 가장 치열한 대결을 벌인 경선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찌감치 존 매케인 상원의원으로 후보를 가름짓는 분위기인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 경선이 3월을 넘어 심지어 8월의 전당대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에서는 이러다 자칫 민주당이 대선에서 화합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 후보 진영 간의 내상이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후보의 아내인 미셸 오바마는 4일 A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만약 남편이 패한다면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생각해 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찌감치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표명한 <뉴욕타임스>에는 오바마 지지자들이 항의성 이메일을 대량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5일 사설에서 이들 중 상당수가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지 못하면 대선에서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며 경선 후 후유증을 우려했다.

 

NYT, '미국 통합 이전에 먼저 민주당원부터 통합해야'

 

<뉴욕타임스>의 지적처럼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층은 성별, 인종, 연령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요일의 출구조사에서 버락 오바마는 백인남성·흑인·젊은층에서 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히스패닉·노령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에 따라 한 집안에서도 서로 지지후보가 달라 갈등을 벌이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케네디 집안의 경우 오바마와 힐러리 지지로 가족 간에 분열상을 보인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각각 힐러리와 오바마를 지지하는 한 부부가 호텔 로비에서 지지 후보를 두고 큰 말다툼을 벌이다 호텔 측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고 전하고 있다.  

 

힐러리와 오바마가 인종과 지역보다 성과 연령에 따라 지지층이 달라지는 만큼 올 민주당 경선 기간 중 가족 간에 말다툼을 벌이다 불화를 빚는 경우가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두 후보가 '슈퍼화요일'에도 승부를 내지 못함에 따라 남은 경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더욱 날 선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누가 승리하든 유권자들 사이에 파인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후보의 이런 대결이 자칫 부시 정권 때보다 더 심한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미국을 통합하기 전에 먼저 민주당원부터 통합하라"고 주문했다.


태그:#오바마, #힐러리, #슈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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