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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예비경선은 이번 주 화요일(현지시각) 가장 큰 대결을 펼친다. 22개 주에서 예비경선과 당원대회를 치르고 나면 민주당은 50%, 공화당의 경우 40% 이상의 대의원을 결정하게 된다. 민주-공화 모두 후보군이 좁혀져 민주당은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후보를 사퇴했고 공화당에서는 루디 줄리아니 뉴욕 전 시장이 사퇴했다.

 

줄리아니는 플로리다주 예비선거에서 3위를 기록한 뒤 사퇴를 발표했다. 초반의 예비선거를 건너뛰는 대신 플로리다주에 캠페인의 초점을 맞추기로 한 그의 결정은 코카콜라가 '뉴코크'를 출시한 이래 가장 멍청한 선거전략으로 기록될 것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이 후보군에서 제외됨에 따라 공화당 경선은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주 전 지사의 대결로 좁혀졌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두 후보 중 한 명에게 줄을 설 것으로 보인다.

 

승자독식 방법 채택한 공화당... 누가 '뉴욕주' 차지할까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경선의 승자가 각 주의 대의원을 모두 독식할 수 있다. 슈퍼화요일에 경선을 치르는 주 가운데 총 9개 주가 '승자독식' 방식을 채택한다.

 

이 중 애리조나주는 매케인 후보의 안방이고, 유타주에서는 몰몬교 신도이자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출신인 미트 롬니 전 주지사가 손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승자독식을 택하는 주중 뉴욕주가 총 101명의 대의원을 보유해 안방에서 후보를 사퇴한 줄리아니 대신 누가 이 곳을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승자독식을 채택한 주의 수가 많은 것은 마이크 허커비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아칸소주에서 50% 이상을 득표해 이곳의 대의원을 모두 확보한다 해도 그로서는 알라바마·조지아·오클라호마·테네시 등 득표수에 비례해 대의원을 배분하는 남부 주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금의 선두주자를 제치기에 충분한 수의 대의원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트 롬니 후보는 자신을 '진짜 보수'로 내세우며 보수적 유권자 사이에 만연한 존 매케인 후보에 대한 반감에 편승하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 주지사 재임 중 취한 낙태, 동성결혼 등에 대한 그의 입장이 역풍을 불러오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존 매케인 후보가 승자독식을 채택한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다른 후보를 멀찌감치 제치고 승기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확실시 됐던 곳에서도 접전 벌인 '힐러리'

 

버락 오바마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승리한 이후 지지도가 치솟은 데다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의 지지까지 얻어냈다.

 

캐롤라인 케네디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를 자신의 아버지에 비유하기도 했다. 케네디 상원의원의 또 다른 조카인 마리아 쉬라이버 역시 남편이 공화당 소속인 아놀드 슈왈츠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인데도 불구하고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에 로버트 케네디의 자녀들은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선언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힐러리는 한 때 그녀의 승리가 확실시 됐던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코네티컷 주에서조차 오바마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무당파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있는 오바마는 공화당원을 제외한 비 당원의 투표를 허락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특히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민주당 당규는 후보가 각 선거구에서 15% 이상을 득표해야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2파전인 상황에서는 누구든 이 선을 쉽게 넘을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모든 주에서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슈퍼화요일 이후에도 뚜렷한 승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대세론', 이미 사라진 지 오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비록 전국 지지율에서 앞서고는 있지만 그녀의 '대세론'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오바마 후보를 흑인 후보로 규정하려는 힐러리 진영의 시도는 역풍을 맞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를 1988년 대선에 출마했던 제시 잭슨 목사에 비유한 바 있다.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오바마를 지지한 것도 바로 이런 전략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캘리포니아주 백인유권자 사이에서 박빙의 선두를 유지하기도 했다.

 

사실 오바마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당선가능성'에 대한 의문이었는데 이제 이것이 거꾸로 그의 이점으로 돌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 국민의 겨우 19%만이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올해 같은 때 야당의 대선 승리는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적전분열상태인 공화당을 단결시킬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면 그것은 클린턴 부부에 대한 공화당원의 증오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공동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다.

 

이런 증오가 매케인 후보가 비당파와 온건 민주당 유권자 사이에서 누리고 있는 인기와 더해진다면 왜 공화당 진영이 존 매케인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결이 그래도 가장 승산이 높다고 여기는지 짐작하게 한다.

 

민주당 경선이 봄을 지나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유권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번역 : 민경진


태그:#버락?오바마, #힐러리?클린턴, #슈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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