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방송인 CCTV(中国中央电视台)는 지난해(2007년) 12월 22일부터 2008년 1월 20일까지 ‘중국을 감동(感动中国)’시킨 인물에 대한 인터넷 투표를 실시했다. 총 105명의 인물들을 대상으로 중국 네티즌들이 1인 1표를 행사해 인물을 뽑는 이 행사에는 약 한 달 여 기간 동안 거의 1억 명이 참여했다. CCTV는 2002년부터 매년 11명을 선정해 수상하는 행사인 빤장셩뎬(颁奖盛典)를 진행해 왔다.

105명의 예비 인물들은 '2007년도 감동중국 인물 선정위원회'(感动中国人物评选)가 추천한다. ‘평범하지만 사회 발전을 위해 비범한 공헌을 했으며 중국 전통 도덕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 사람들’이 추천 기준이다. 이 선정위원회의 위원들은 위단(북경사범대학교수), 진용(소설가), 짜오화용(赵化勇, CCTV사장)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지도자 및 전문가들 43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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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중국 선정 추천위원회 43명의 추천위원 중 좌로부터 짜오화용(CCTV사장), 진용(소설가), 바이옌쏭(방송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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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는 과연 누가 13억 중국인들에게 진정 감동을 준 사람들일까. 1위에는 총 투표자중 19.28%인 1860만 여 표를 얻은 리리(李丽, 45세)가 선정됐다. 그녀는 어릴 때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로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리아이톈콩(丽爱天空)’이라는 사회공익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후난성(湖南省) 헝양시(衡阳市) 자신의 집에 가정교육 상담실(李丽家庭教育工作室)을 운영해 왔다. 그녀는 중국의 ‘헬렌 켈러(海伦 凯勒)’로 불리며 수많은 어린이들의 천사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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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리 장애우로서 중국의 헬런 캘러로 불리는 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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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13.56%인 1300만 여 표를 얻은 멍샹빈(孟祥斌, 28세). 그는 저장성(浙江省) 진화시(金华市)의 해방군 중위(中尉)로 물에 빠진 여성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장한 군인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2월, 그의 장례식에는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그의 안타까운 죽음과 희생정신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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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샹빈 추도식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죽은 멍샹빈의 추도식에 3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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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다발성골수증(身患绝病)을 앓고 있으면서도 3천여 명에 이르는 농촌청년들의 취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후난성(湖南省) 위에양시(岳阳市) 경제개발구의 까오야빈(高亚斌), 닝샤(宁夏) 구위엔시(固原市) 전인대 대표로서 10여 년 동안 자기 집에 작은 학원을 차리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쳐준 띵샤오롄(丁晓莲), 란저우(兰州)의 공군 비행사로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한 리젠잉(李剑英), 6년간 창춘(长春)에서 사재를 털어 무료복지원을 운영하며 가난한 노인들을 돌봐온 류수칭(刘淑清)이 각각 3~6위를 차지했는데 700만에서 900만 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 7~10위 역시 280만에서 600만 명의 지지를 받았는데, 30년 넘게 한결같이 시아버지를 비롯해 시집식구들을 돌본 씨에옌씬(谢延信), 15년 동안 산촌 시골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만들어주어 희망노인(希望老人)이라 불리는 장스씬(江诗信),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17년 동안 400여 명의 아이들에게 생계비 등을 지원하면서 사회에 봉사한 무쩐쿠이(慕振奎),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과 산 정상(6959미터)에 베이징올림픽 깃발을 꼽은 탐험가 진페이바오(金飞豹)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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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중국 투표 결과 1달여 동안 1억명이 참여한 감동중국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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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를 차지한 인물은 예상 외로 배우 류더화(刘德华)이다. 2.06%인 약 200만 표를 얻은 그는 ‘B형간염(乙肝)’ 예방 홍보대사로서 오랫동안 사회공익사업에서 많은 역할을 했으며, 특히 ‘류더화 자선기금회’를 만들어 조용히 선행을 계속해왔다. 특히, ‘사스 퇴치 자선공연(抗非典义演)’과 ‘에이즈 예방 공익콘서트(预防艾滋病公益演唱会)’에도 참가하는 등 그 동안의 선행이 이번에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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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더화 중국 B형간염 예방홍보대사로 선임된 인기배우 및 가수 류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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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는 11명의 인물을 선정하고 축하하는 행사를 2월 초에 거행할 예정이다. 인기 진행자인 바이옌쏭(白岩松)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CCTV의 인기프로그램인 동팡스콩(东方时空)을 통해 전국에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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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리와 멍샹빈 2007년 중국을 감동시킨 인물 1,2위에 선정된 리리(위)와 멍샹빈의 CCTV 소개 방송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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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래 진행되어 온 이 행사에서는 농구선수 야오밍(姚明), 육상선수 류샹(刘翔)이나 영화배우 청롱(成龙), 장애우 무용수 타이리화(邰丽华) 등 기존 인기스타들도 뽑히지만 대부분은 일반 시민들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가 약 2억 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캠페인이기도 하다.

다소 계몽적인 이벤트이긴 해도 절대 빈곤과 불평등 속에서 균형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중국의 오늘을 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