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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지역 하천들이 말라가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한창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조성되고 있는 양산천과 그 지류들이 자칫하면 ‘물 없는 친수공간’이 될 수도 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양산지역의 하천들은 상류지역 난개발로 인한 유수량 급감으로 평소에도 하천바닥이 드러나는 건천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단 겨울가뭄 탓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지수 확보 등의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태하천 조성으로 투입된 엄청난 예산만 날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경남도와 양산시에 따르면 양산지역에는 국가하천 2곳을 비롯해 지방하천 32곳, 소하천 56곳 등 총 90곳의 크고 작은 하천들이 산재해 있다.

 

이들 하천 가운데 도심을 끼고 흐르는 양산천과 회야천, 유산천, 다방천, 북부천, 새들천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자연형 또는 생태 하천으로 계획 중이거나 조성 중이다.

 

2006년 11월 공사에 들어간 유산천은 140억원이 투입돼 오는 2009년께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새들천도 내년 말까지 50억원이 투입돼 자연형하천으로 조성되며, 북부천도 2009년까지 70억원이 투입돼 자연형하천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다방천도 2011년까지 79억원이 투입돼 자연형 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양산천과 회야천도 이미 수백억원이 투입돼 부분적으로 자연형 또는 생태하천으로 조성됐으며,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도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양산천 종합개발계획에 의하면 수질이 우수한 상류지역에 자연형 여울과 소를 만들어 물놀이장으로 이용토록 하게 하는 등 친수공간 청사진을 펼쳐놓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 신도시와 공단 등 대규모 개발이 잇따르고 수질 정화를 위한 하수도 시설이 완비되면서 하천으로 유입되는 유수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급속한 건천화가 이뤄지고 있다.

 

양산 본토박이라고 밝힌 천아무개(63)씨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양산지역의 하천들은 수량이 풍부해 이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없다”며 “모두가 지나친 난개발로 인해 물의 생산원천이자 수원지 역할을 하는 상류지역이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산천의 경우 하천변에 대규모 공단이 이미 개발돼 있는 상황에서 유수량 주 공급처인 상류지역에 추가로 공단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하천의 물 부족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방천도 상류지역에 270만여㎡ 규모의 미니 신도시 조성이 추진되고, 북부천은 평소에도 바닥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엔 양산천도 주변지역의 잇따른 개발과 하수종말처리장이 완공, 가동되면서 중·상류지역을 중심으로 하천 바닥을 드러내는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어류가 종적을 감추고 수생식물이 말라죽는 등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14일 열린 제94회 양산시의회 2차 정례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이날 박인주 시의원은 시정 질의를 통해 "양산천 수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친수공간 기능 상실은 물론 물의 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면서 "하류의 물을 상류지천으로 끌어올리는 방안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데, 양산천의 건천화를 방지하고 깨끗한 물이 지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수질개선 및 유지수 증대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양산천은 갈수기 하천용수가 부족해 하상이 들어나는 등 친수공간 조성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양산천 유지수 확보를 위해 지하차수벽을 설치해 지하로 스며드는 물을 차단하고, 상삼정수장의 밀양댐 원수공급 방안 및 하류지역 원수펌핑 등 양산천의 수질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연구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양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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