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을 본 적이 있나? 신의 말을 들은 적이 있나? 아니면 신을 진정으로 느낀 적이 있나? 이런 질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관습적으로 신의존재를 승인한다.

왜 그럴까? 그건 아마도 종교가 인간사의 중요한 두 가지 부문과 결합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첫째는 윤리 또는 도덕과 관련된 것이다. 즉, 종교의 주장과 교리들이 인간이 선하게 살도록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는 내세와의 관련성이다. 언젠가는 죽어야 할 운명인 인간에게 종교는 내세와 초월에 대한 관념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신이 존재한다고 믿어야 할까? 선하게 살고 싶고, 내세에서 현세에는 못 누렸던 것을 보상받고 싶다고 해서 그런 생각들이 신이 존재함을 증빙하는 증거가 될 수는 있을까?

<만들어진 신>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들은 논리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유신론을 반박하고 있으며, 특히 기독교의 창조론과 지적설계론에 대하여 반박을 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동물행동학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집단유전학, 발생학 등 과학 전분야를 두루 섭렵한 진화생물학자이다. 또한 그는 최근 영국  <프로스펙트>지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노엄 촘스키와 움베르트 에코에 이어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뽑힐 정도로 영향력 있는 저술가다.

1976년에 첫 출간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인간(개체)이 유전자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도킨스는 이후 30년 동안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세기의 인물이 되었고,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양상을 밝힌 <눈 먼 시계공>은 영국 ‘왕립학회 문학상’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눈 먼 시계공>이 창조론자의 신에 관한 주요 이론을 과학적으로 비판한 책이라면, <만들어진 신>은 종교가 없어도 인간의 삶은 충분히 희망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세계적인 석학답게 과학과 종교, 철학과 역사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창조론의 이론적 모순과 잘못된 믿음이 가져온 종교의 악행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미래 사회의 대안은 종교가 아닌 인간 그 자체에 있음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 창조론은 "지적설계론"이라는 이름으로 세련된 외양을 갖추게 되었다. <만들어진 신>에서는 이렇게 보수를 받고 종교를 과학화하는 일을 하는 과학자들의 사례도 등장한다. 종교가 산업화, 기업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씁쓸한 사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청소년들이다. 지적 욕망이 가득하고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신은 자신의 요구에 대한 대답이자 도피처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종교의 해악성은 너무나 크다.

대부분의 종교단체의 현실태를 감안하면, 한 번 들어가서는 뛰쳐 나오기도 힘들지만  설령 종교의 손아귀를 벗어나더라도 어지간 해서는 자신에게 주입된 신앙이라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에서까지 벗어나기는 더 힘들다. '믿음'이라는 평범한 단어에는 아주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이념체계가 숨어 있다.

만약 자신이 종교, 특히 기독교를 계통의 단체나 학교에 소속되어 본 적이 없다면 종교가 인간의 의식을 얼마나 마비시키고 둔감하게 만드는지 전혀 이해 못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종교가 얼마나 독단에 빠져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오히려 주일도 지키지 못하는 자신의 게으름을 탓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상은 그런 당신이 천만 다행이다. 종교로의 길을 가지 말라.

신의 존재를 회의하라! 인간의 능력을 믿어라!


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2007)


태그:#그리스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