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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
▲ 금산간디학교 학교 건물.
ⓒ 이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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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는 어떤 곳일까?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을 지향하며 공교육의 입시교육을 거부하고, 공동체적 생활과 소수의 개성·창의성을 존중하며, 몸과 마음이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열린교육을 지향하는 대안학교.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상징, 간디학교

'대안학교 마을만들기' 팀은 2007년 12월 17일 충청남도 금산군에 있는 금산간디학교를 방문했다.

답답한 차안에서 다른 팀원들에 끼어서 창 밖을 봤을 때 지나가는 풍경은 매우 빨랐다. 얼마 있지 않으면 도착할 것 같은 예감. 그러나 그 풍경의 빠르기는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그새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 후, 도착했다는 말을 들으며 잠에서 깨어나 어기적어기적 차에서 내렸을 땐,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 조그만 운동장과 산내분교처럼 정감가게 만들어진 금산간디학교가 있었다.

미리 연락을 주고받았던 전미영 선생님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셨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환영한다는 말을 전한 뒤, “학교 공간들을 소개하기 전에 지금 대강당에서 학생회장 선거 개표를 시작할거라 함께 보고 소개를 시작하면 좋겠다”며 대강당으로 안내하셨다.

대강당에 들어가니 이미 개표가 진행 중이었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학교 학생들이 강당의 중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는커녕 자신들끼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중심에서 개표작업을 하는 학생들 역시 웃음이 나올 땐 웃으며 개표를 진행했다. 집에서나 느끼는 ‘화목함’이 생각나는 모습이었다.

금산간디학교의 대강당은 비교적 넓었다. 공연을 할 때 쓰는 작은 무대 뒤의 벽은 방금 전까지 축제를 벌인 듯 여러 색깔 위에 ‘우린 간디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대강당은 주로 축제나 행사, 발표, 단체 영화 관람 등에 쓰이며 학교의 모든 식구들이 모이는 장소로 쓰인다. 때문에 식솔회 역시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식솔회는 간디학교의 공동체적 특징이 잘 살아나는 제도라 할 수 있는데, 기숙사제도로 학교에서 지내는 학생들의 건의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 학교에서 정해놓고 있는 규칙들의 재고려 등 수많은 안건들을 이야기하는 큰 자리이다. 기본적으로 학교 내의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하며, 학생과 선생 그 외 구성원들 모두가 평등한 자리다.

금산간디학교 3학년 곽제규(18)군은 "식솔회는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면서 "식솔회에서 어떤 의견은 묻히고, 어떤 의견은 환영 받는 것이 아니라 둘 다의 의견을 들어보고 그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 합의한다"라고 식솔회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학교학생이 생각하는 식솔회의 단점은 뭘까?

“사실 조금 소극적인 태도로 식솔회가 진행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의견을 제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의욕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에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한다거나 하는 것을 거부하는 측면도 있다.”

곽 군은 자신이 생각하는 단점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만든 나무 오두막
▲ 간디학교 학생들이 만든 나무 오두막
ⓒ 이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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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당을 나와서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복도 양끝으로 여러 가지 공간들이 있었는데, 작업장이라고 부르는 공간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도자기실과 미술실, 목공실, 카페가 그것인데, 학생들의 작업공간으로써 학생들이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작업실에 들어가서 하게 된다.

도자기실에선 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작업을 하고, 미술실에서는 그림미술, 디자인과 관련한 작업을 한다. 목공실에선 나무를 통해 어떤 물건을 만들거나 작은 정자 등을 건축하기도 한다. 카페에서는 간디학교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먹거리를 판매하기도 하고 직접 제작한 티셔츠나 안 쓰는 물건, 옷 등을 모아서 축제나 행사 기간에 판매해 경제활동을 벌인다.

위 활동들은 하나의 작업장의 형태이고 각 공간마다 전공을 가지고 있는 관리자들이 한 분씩 있지만, 프로젝트의 개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공식적인 과목은 아니지만 이런 활동들 역시 수업의 일환으로 인정해준다고 한다.

금산간디학교는 올해에 현재 위치한 곳에 정착했다. 정착하기 전에는 임대를 해서 학교를 꾸려나갔는데, 이 방법에는 문제점이 많았다고 한다. 일단 학생수가 불어나게 되면 더 큰공간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러면 새로운 곳을 찾아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고, 학교가 있는 지역과 조건이 맞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도 이사를 해야 했다.

그렇게 이사를 5번을 했고, 점점 상황은 힘들어지고, 이것도 한계가 있었기에 안정적인 학교운영을 위해 하루빨리 정착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이 땅을 구입하게 되었고, 터를 잡으면서 이곳에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운동장과 3층짜리 건물이 있는 곳은 이제 중학교가 될 곳이고, 가까운 언덕을 넘어가면 고등학교가 될 곳과 남녀기숙사가 있다. 그곳에 있는 몇몇 건물들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 날 보고 왔던 간디학교는 학교만의 자유분방함과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학교였다. 언덕을 넘어가면 볼 수 있는, 예비고등학교와 기숙사가 있는 주위는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였지만, 왠지 어울리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었다. 시간이 흘러서 만들고 있던 그곳을 더 어울리는 멋진 모습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언재일까. 그날을 기대하며 힘들었던 만큼 앞으로 나아가라고 응원해본다.


태그:#하자작업장학교, #간디학교, #지도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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