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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서 서쪽으로 약 12km 거리의 소백산맥 가운데에 학이 많이 찾아왔었다는 황학산이 있다.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이 황악산 기슭에 세운 직지사는 사찰 주위의 울창한 소나무와 계곡의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직지사라는 이름은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유래되었고, 직지사를 중창한 고려의 능여 화상이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측지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해동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직지사는 30세에 주지가 된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때 선봉에서 큰 공을 세운 일화 만큼이나 으뜸 가람을 일컫는 동국제일가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1천년 묵은 칡뿌리와 싸리나무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일주문에서 1천구의 아기부처가 나란히 안치되어 있는 비로전까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게 없다.

 

직지사는 1600여년의 사찰답게 국보 제208호 금동육각사리함, 보물 제670호 대웅전삼존불탱화, 보물 제606호 대웅전앞3층석탑, 보물 제607호 비로전앞3층석탑, 보물 제319호 석조약사여래좌상, 보물 제1141호 한천사출토금동자물쇠, 보물 제1186호 청풍료앞삼층석탑, 경북유형문화재 215호 직지사대웅전 등 가치 있는 문화유물도 많다.

 

 

경부고속도로 김천 IC를 나와 4번 국도를 이용해 김천 시내 방향으로 가다보면 영남 제일문이 도로 한가운데 우뚝 서있다. 검문소 삼거리에서 903번 도로로 좌회전해 직지사 가는 길에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직지 문화공원과 토기에서 도기와 자기로 이어진 도자기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김천 세계도자기 박물관을 만난다.

 

 

다른 사찰과 같이 직지사 초입의 풍경도 수수하고 소박하다. 사찰의 위치나 주변의 생김새도 산자락이라기보다는 평지에 가깝게 느껴진다. 대웅전도 일주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경북유형운화재 제215호인 대웅전은 단층 팔작지붕 형식으로 모습이 화려하다. 1735년(영조 11)에 승려 태랑이 재건해 조선시대 후기의 건물 양식을 나타내는데 앞에 석등과 보물 제606호 직지사 대웅전앞삼층석탑이 있고 안에 보물 제670호 직지사 대웅전삼존불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영조 20년에 조성된 삼존불탱화는 중앙에 영산회상도, 좌우에 약사불회도와 아미타불회도가 위치한다. 아름다운 채색벽화로 가득한 내부와 군데군데 흙벽이 떨어져나가 옛 멋이 풍기는 외부의 벽화가 대웅전을 더 빛나게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포대화상 옆에 범종각이 있다. 종각 안에 법전사물 법고, 운판, 목어, 범종이 자리 잡고 있다. 물고기처럼 잠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목어의 속이 비어있는 모습이나 허공을 헤매는 영혼을 천도하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조류게의 모든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운판의 의미도 재미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놓은 명부전 주변에는 부처님의 제자 중 상수제자 16인의 나한을 모신 응진전, 연꽃을 들고 미소를 짓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 유정의 유덕을 기리는 사명각,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약사여래가 봉안된 약사전이 이웃하고 있다.
 
 
고려 태조 때 세워진 비로전은 천불상을 모시고 있어 천불전이라고도 불리는데 임진왜란 때 병화를 면한 3동의 건물 중 하나다. 비로전 앞에 서 있는 보물 제607호 삼층석탑은 경북 문경의 옛 도천사 터에 쓰러져 있던 것을 1974년에 이곳으로 옮겨왔다.
 
경주 특산품 옥돌로 만든 천불상은 모습이 모두 다르고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는데 비로자나 부처님 뒤에 발가벗은 동자상이 서 있다. 법당에 들어가 참배할 때 첫눈에 이 동자상을 보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놓여있는 위치를 대략 알고 신경을 곤두세워도 범인의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팔작지붕의 신축 건물 청풍료는 1996년에 문을 연 직지성보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에는 직지사를 중심으로 경북 북부지역 여러 사찰의 불교문화재가 보관되어 있는데 국보 제208호인 도리사금동육각사리함을 비롯해 보물 제319호인 직지사석조약사여래좌상 등 여러 점의 보물이 전시되고 있다.
 
 
산사에서 만나는 다실의 풍경만 이채로운 게 아니다. 우리나라 여행지에는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장소가 많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일이라면 돈도 아깝지 않은 게 우리들의 소박한 마음이다. 심보 사나운 사람이 던진 큰 돌멩이 하나가 볼썽사납게 물 속의 그릇에서 버티고 있다.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확성기도 사찰에서는 색다른 풍경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과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입장료■
직지사 - 2,500원, 직지성보박물관 - 1,000원
■교통안내■
1. 서울방면)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IC →국도4번 김천 방면 → 지방도903번 → 직지사
2. 부산방면) 경부고속도로 김천 IC → 국도4번 영동 방면 → 지방도903번 → 직지사


태그:#직지사, #황학산, #국보 208호 금동육각사리함, #보물 제319호 석조약사여래좌상, #보물 제670호 대웅전 삼존불 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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