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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올 대선에서 구시대 정치인을 선출함으로써 정치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는 "5년 전 정치적 이단아였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386세대가 이제 보수적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며 "이명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념적 동반자인 정동영 후보를 20% 가량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찍은 지지층이 보수진영에 추파를 던진 노정권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들의 표심 이반 원인을 분석했다. 

 

FT는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이념이나 연령에 따른 표심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대신 지역주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유인태 의원은 "국민들이 두 번의 진보정권에 피로를 느끼고 있고 우리가 오만하고 분열돼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그간 좋아진 것들이 많지만 국민들은 이런 변화를 당연하게 여기며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세대학교 모종린 교수는 "한국인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고 강력한 경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며 "경제만 좋아진다면 민주발전은 희생할 수 있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한국의 정치 분석가들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의 민주주의까지 한국인들이 함께 내던지려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한국의 정당이 정강정책 대신 정치지도자의 인기에 따라 심한 부침을 겪는다"며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발전하지 못 했으며 정당체제 역시 극심한 혼란 상태임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FT는 최근 한국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88만원 세대('950달러 세대'로 번역)'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있게 조명했다.

 

신문은 "386세대의 경우 대학 졸업 후 원하는 기업을 골라서 갈 수 있었지만 '88만원 세대'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직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취업을 해도 파트타임 혹은 임시직을 얻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386세대와 비교해 20대 유권자는 경제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이 기사에서 문국현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힌 박경혜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졸업 후 대기업 입사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취업에 실패했다"며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과의 동등한 처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태그:#대선, #파이낸셜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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