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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흔들리는 마지막 잎사귀 사이로 첫눈이 내리네
함박눈으로 내리네
흐르는 시간 위에 범속한 우리들 일상 주변에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처럼 내리네
차창 밖을 내다보며 눈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말 없이 입 다문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생각에 잠기네
첫 눈 오는 거리를 한없이 거닐면
첫눈 내리는 추억의 숲길을 걷고 걸으면
잃어버린 사랑과 청춘이 되돌아 올 수 있을까
고물장사의 리어카 위에도 소복이 눈은 쌓이네
들꽃을 피우던 빈 들녘에도 하얗게 첫눈이 덮이네
한 해가 저무는 계절에 첫눈은 내려서
우리가 살아온 또 한 번의 연륜을 소리없이 소리없이 덮어가네
때가 가면 사랑도 가고 청춘도 인생도 가는 것이라고
이리저리 나부끼며 또 첫눈이 내리네
삼천리 금수강산에 소복소복 아름다운 가락으로 내리네
선조들이 살다간 강토 위에 희고 고운 첫눈이 펄펄 꽃잎처럼 내리네 

 

시작노트


지금 밖에는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가로등 불빛 사이로 반짝이며 하얀 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낡은 습작노트를 꺼내, 이십여 년 전 어느 날 첫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썼던 습작시를 다시 읽어봅니다. 내일 아침 출근길이 우려된다는 방송국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밖에는 지금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교통대란이 염려스럽지만 하얗게 눈 덮인 먼 풍경 속으로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태그:#첫눈 ,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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