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해 짧다고 무던히도 눈치 준 일이 한 두번 아니지, 이제는 서둘러 오거라 하루 해 너무 길다 어제 밤 못다 쓴 종이 조각조각 쓰레기통에 휙, 하고 내버릴 때 턱 걸리는 한 조각 찬 밥이 된 아침밥 싸주고 떠난 아내는 내 딸 엄마는 지금도 교문을 붙들고 있겠지, 아마도 미안, 미안, 정말 미안... 나한테까지 그럴 필요는 없... 말한들 듣기나 했겠어 들리기나 했겠어 하고 중얼대는 사이 휑 하니 짙게 남기고 떠난 그림자 밟히는 차디 찬 아침밥 한 그릇 아내 그리고 내 딸 곱씹으며 허공으로 날리는 못다 한 그 한 마디 턱 걸리는 조각을 툭툭 혼자 쳐대는 가슴은 더욱 조마조마하다 [시 짓고 읊어본 그 길] 자녀만큼이나 서두르고 애간장을 태우는 '엄마'와 달리 '아빠'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못내 감추며 말없이 자녀를 시험장으로 보냈습니다. 교문을 붙들고 하루해를 조금만 더 뒤로 보내 한 자라도 더 풀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 뒤 저 너머에서 '아빠'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혼자서 달래며 수험생 자녀가 부디 탈 없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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