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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하신리쪽의 가을 풍경
 계룡산 하신리쪽의 가을 풍경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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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만에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니까 작년 7월 위암이라는 병을 만나 수술에 함암치료에 고생을 하다가 일이 중단되었다. 병 나기 전까지는 4, 5년 동안 추운 겨울에도 일이 끊이질 않았는데 병이 나고 너무 지리하게 일을 하지 못했다. 초기에는 몸이 안 좋아 일이 들어와도 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일 자체가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러다 지역신문인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기자생활을 한다, 어디 취재를 한다 돌아 다니니까 주위에서도 바라보는 눈빛이 곱지만은 않았다. 일이나 하지, 돈도 안되는 짓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 생땅에 포크레인이 땅을 고르고 있다
 ▲ 생땅에 포크레인이 땅을 고르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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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하자 신이 났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좋아서 입이 벌어지고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오래간만에 일을 시작했지만 짬밥이 있던 터라 일이 부드럽게 진행되어 갔다. 우선 포크레인을 불러 땅을 골랐다. 땅은 생땅이라 기초하는 데는 살짝만 파도 별 문제가 없을 듯했다.

이곳에서는 집 세 채를 나란히 지어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있다. 한 채는 스틸하우스에 내벽은 황토벽돌로 짓고 가운데 집은 옹벽집으로 집 전체에 온통 옹벽을 쳐서 지었다. 거기에 비하면 내가 짓고 있는 유교수님의 집은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계룡산 자락이라 대전을 중심으로 전원주택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대전 근교에 살던 교수, 사장님 등 외지인들이 땅을 사고 들어와 한 사람 한 사람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집을 짓다보면 보통 목조주택을 어떻게 짓는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는 집을 짓는 걸 보고 조립식 집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조립식이라고 하면 보통 시중에 나오는 강판에 스티로폼이 붙어있는 재료로 짓는 집을 말한다. 하긴 내가 짓는 투바이퍼(38*90cm 정도 목각재를 이용해 집을 짓는 방식) 경량목구조도 조립하듯 외국에서 가공되어 나오는 나무를 가지고 짓기 때문에 '조립식 집'이라고 불러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 듯하다.

그래 목조주택을 설명하는데 그것도 이곳 하신리에 많이 지어져 있는 목조주택과도 차별성을 이야기하려면 몇 가지로 다른 점을 이야기해야 한다. 다행히 이곳에 지어져 있는 목조주택은 그리 썩 잘 지은 집들이 아닌 듯하다. 그래 집주인이 집을 짓기 전에 자기 집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러저러한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다.

우선 집이란 외향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집의 가치를 따질 수 있다. 그리고 외부에 사용되는 자재들이 거의 집의 수명과도 연결된다. 첫째, 사이딩이다. 둘째는 창호고, 지붕시스템 등이 대부분 집의 중요한 구조를 이룬다.

집의 기능 중 환기시스템이 처마‘쪽과 용마루 부분에 빼놓는 게이블 벤트 등 지붕구조가 숨을 쉬는 집이어야 한다. 창호는 이중페이글라스를 사용하는 시스템 창호가 집의 기능을 제대로 받쳐줄 수 있는 구조이다. 사이딩 또한 집의 외모를 평가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이 겉옷을 뭘 입었는지가 중요하듯이 건물에서 대부분 보이는 부분이 사이딩이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부분을 설명해주면 자기네가 짓는 집이 어떠한지 알 수가 있다.

하신리 목조주택의 개요

55평 2층 구조
1층 : 거실,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다용도실
2층 : 방 2개 화장실 1개 거실
창호 : 미국식 시스템 창호
외벽 :적삼목 베벨사이딩
지붕 : 이중그림자 슁글
단열재 : 인슐레이션
온돌 :심야보일러
앞 :전면 10평의 데크
주차장 :지하주차장
뒤와 앞 : 이층 데크 표현


드디어 터파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주인집에서 전날 지하수를 팠기 때문에 땅이 약간 물에 젖어 있어 젖은 땅은 따로 긁어놓았다.

포크레인이 땅을 긁고 있다. 포크레인 기사와 바닥 높이를 조절했는데 바닥 수평이 거의 맞도록 땅이 골라졌다. 포크레인이 땅을 바득바득 긁고 있는데 잘 안 파졌다.

매일 하던 일. 바닥에 밀가루로 평면도를 현치도 그리듯 그린다. 그러면 그 도면에 맞게 포크레인이 땅을 파면 되는 것이다. 이 작업 또한 오랜 작업으로 인해 틀이 잡힌 거라 포크레인 기사한테 설명을 해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포크레인 바가지를 밀가루 선 가운데에 집어넣고 파면 된다. 바닥 깊이도 60cm 정도면 적당하고 기초공사 하는데 아주 좋은 조건의 땅이었다. 

터파기 완성
 터파기 완성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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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레인이 땅을 거의 다 팠다. 이젠 거푸집 폼을 대고 틀을 짜야 하는 순서다. 밖에 폼을 다 짠 다음 하수도 배관과 화장실 변기 배관을 해야 했다. 이곳은 원래 도면상 옆집과 만나는 점에 정화조가 있었으나 그곳이 마침 옆집의 주방 쪽이라 그곳을 피하고 오른쪽으로 빼기로 했다.
   

 비닐을 깔고 하수도 배관을 하고 있다.
 비닐을 깔고 하수도 배관을 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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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비닐을 깔았다. 지하수를 안에 끌어놓기 위해 엑셀 파이프를 미리 하나 집어 넣었다.


 
화장실자리에 턱을 낮추기 위해 틀을 짰다.
 화장실자리에 턱을 낮추기 위해 틀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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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큰 화장실과 다용도실, 주방 배관이 들어갔다.
 거실 큰 화장실과 다용도실, 주방 배관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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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낮추기 위해 안에 틀을 따로 짜고 배관을 했다. 화장실 위치와 바닥 하수도 위치를 정해 배관을 하니 이젠 레미콘만 치면 된다. 완벽하게 거푸집 작업을 끝내고 두부틀만 나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곳에 코크리트 타설만 하면 이 모양대로 기초가 생기는 것이다.

 
▲ 철근을 엮고 마지막 레미콘 타설맘 남겨놓고 있다.
 ▲ 철근을 엮고 마지막 레미콘 타설맘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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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옹벽집을 통해 펌푸카를 댔다
 옆에 옹벽집을 통해 펌푸카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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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타설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레미콘 타설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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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www,sj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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