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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컴퓨터가 아니면 글을 쓸 수 없다. 손으로 쓴 글씨가 글의 느낌을 살려주기도 했었다. 이제는 글꼴(font)이 그 일을 한다. '워드 프로세서'에서는 많은 한글 글꼴이 왜 누리집(홈페이지)의 본문에서 쓰이지 않는 걸까?

화면에서 보이는 글꼴은 대부분 굴림이나 돋움이다. 왜일까? 글자가 누리집을 만든 사람 뜻대로 보이게 하려면 글자를 그림 파일로 만들거나 누리글꼴(웹폰트)를 써야한다. 그러나 그림 파일이 많아지면 누리집이 펼쳐지는 데 오래 걸린다. 누리글꼴은 본문에 쓰면 읽기 어려운 것들이 많고 표준이 아니라서 익스플로러를 써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

굴림과 돋움이 윈도우의 한글 기본 글꼴이다. 기본 글꼴 가운데 바탕체가 종이에 인쇄되면 더 보기 좋지만 화면에선 해상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 때문에 본문을 다른 글꼴로 만들어도 그 글꼴이 없는 컴퓨터를 쓰는 사람은 굴림이나 돋움으로 보게 된다.

영어는 윈도우에 기본 글꼴의 종류가 많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누리집을 꾸미는 이들이 한글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쓰는 것은 보기 좋은 영어 글꼴이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

영어는 공짜로 쓸 수 있는 글꼴이 많은 데 한글은 왜 적을까? 글꼴을 만들 때 영어는 대문자와 소문자만 넣어주면 된다. 한글은 무려 만천백일흔두 개의 글자를 일일이 넣어주어야 글꼴을 만들 수 있다.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연히 윈도우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다양한 한글 글꼴을 넣는 것이 어렵다. 굴림이 네모꼴인 것은 일본어나 한자꼴을 따라 만들어졌기 떄문이란다. 모처럼 '윈도우 비스타'에서 새로운 한글 글꼴을 넣었다. 맑은 고딕이다. 우리나라의 글꼴 만드는 회사인 산돌과 같이 만든 것이다. 굴림체와 나란히 놓고 보면 깔끔해졌다.

어느 것이 좋나요?
▲ 한글 글꼴 어느 것이 좋나요?
ⓒ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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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만든 글꼴을 나누어 주는 곳이 있다. 마지막에 있는 한겨레결체는 <한겨레> 신문사에서 공짜로 나누어 주고 있다. <조선일보>도 명조체를 나누어 주었다. 판화가 이철수씨도 한글 글꼴을 그냥 나눠주고 있다.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나누어 주는 아리따체도 있다.

우리글닷컴에서 한글 글꼴에 대한 글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글꼴(웹폰트)을 공짜로 나눠주었다. 한발 늦어 받을 수 없었다. 아주 좋은 글꼴인데 아쉽다. 이 밖에도 누리글꼴을 만들어 나누어주는 이들이 많다. 표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좋은 일이다.

우리 한글이 정말 잘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세종임금이 잘 만들어 놓은 한글을 더욱 잘 쓰려면 컴퓨터에서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글을 억지로 쓰게 할 수는 없다. 더 아름답고 쓰기 편한 글꼴을 만들어야 영어보다 한글을 많이 쓰게 만들 수 있다.

글꼴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완성형이 아닌 조합형을 쓰면 안 될까?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들이 우리의 대표 글꼴을 만들어 나누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은 어떨까?


태그:#글꼴, #한글 글꼴, #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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