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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꺼질 듯 꺼질 듯 하면서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저 멀리서 유가 급등, 신용경색, 인플레이션이라는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아직 이곳은 햇볕이 쨍쨍하다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주는 변동성이 매우 큰 한 주였다. 지난주의 시작은 20년 전의 블랙 먼데이를 상기하게 하면서 지수가 갭 하락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서브 프라임이 부각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가볍게 극복하면서 지수상으로는 2000p를 곧바로 회복했다.

 

변동성의 확대는 불안감의 표출

 

지수의 급하락과 급상승이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났는데 지난 24일에는 변동폭이 80p가 넘게 나타나 극심한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조그만 소식에도 일희일비한다는 것으로 경계의 눈빛과 기대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5일에는 가치투자의 달인인 워렌 버핏이 한국에 잠시 내려 스쳐 지나갔는데 이에 대한 반응은 엄청 뜨거웠다. 과거에 투자를 했거나 지금 보유를 하고 있는 종목을 거론할 때마다 그 해당 종목이 출렁거리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가치 투자의 기대를 갖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투자 수준이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것 밖에 되지 않나 하는 자조 섞인 쓴 웃음도 짓게 했다. 그러나 버핏의 방문은 불안한 투자심리 속에 다소 안정을 주는 역할을 한 듯 하다.

 

변동성을 이렇게 크게 가져 온 진원지인 미국 시장은 오히려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것도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릴린치의 실적부진과 신용경색 우려, 주택 경기 부진, 유가 상승 등 수 많은 악재에도 장중 출렁거림은 있었으나 꿋꿋하게 견디어 준 것이다. 서브 프라임의 당사자인 컨트리와이드의 3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적자로 나왔으나 4분기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악재가 호재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해외변수의 불안 속에 해외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에 고무된 한국시장은 그동안 지독하게도 우리를 힘들게 했던 IT주들이 모처럼 상승을 해주면서 하락 갭을 곧 바로 메꿔 버렸다. 지수 2000P의 재빠른 탈환의 일등공신은 기관으로 외국인과 개인들의 매도를 받아주었다. 그런데 지수는 상승은 했지만 왠지 개운치 않은 것을 사실이다. 놀이공원에서 서서히 올라가는 롤러고스트를 타고 드르륵 소리를 내며 올라가는 기분이다. 조금 있으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은 설레는 것이다.

 

FOMC의 금리인하 여부 주목


이번 주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FOMC회의가 열리게 된다. 이미 0.25%의 금리를 인하할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크게는 0.5%를 인하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금리를 동결하게 된다면 연준의 시각이 경기보다는 물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게 됨으로써 증시에는 다소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그만큼 미국의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미국 달러의 약세를 불러와 그 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투자자산보다는 보다 안전한 원유 등 실물자산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여 FOMC로써는 상당한 딜레마를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빠져 나온 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들어오면 다행이지만 중국의 긴축과 인플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쉽사리 들어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고 원유, 원자재 등 실물자산으로의 이동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중국의 인플레가 한국으로의 자금이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으나 크게 봐서는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과 중국의 인플레로 인한 긴축 걱정

 

유가의 상승도 걱정스러운 부문이다. 90달러에서 다소 주춤거리면서 힘을 비축한 유가는 터키의 이라크 북부 침공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 그리고 OPEC의 증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90달러에 안착하였다. 100달러라는 예언이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명목상 사상 최고치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980년 최고가 101.70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고유가는 실질 교역 조건을 악화시키고 이는 국민소득의 감소로 이어져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고유가는 경제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중국의 파죽지세의 경제 성장도 부담이다. 지난주 중국은 3분기 경제 성장률이 11.5%에 달하고 9월달 물가 상승률이 6.2%라고 발표했다. 멈추지 않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는 중국경제는 금리 인상 등 지속적인 긴축정책으로 다소 누그러지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옆에 있는 우리로써는 좋지만 한번 식게 되면 그 악영향도 무시 못하는 것이다. 중국의 값싼 제품이 국내 물가의 안정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며 최근 이러한 것이 무너지고 있어 국내 물가에도 상당한 압박이 예상된다. 가장 피부에 와 닿은 곳이 대형할인점이라고 한다. 싸다고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이곳에 이제 쉽게 싸다고 느끼는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긴축의지는 지금까지 보여왔으며 항상 기대한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표가 돼 올라가는 주가를 잡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앞으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긴축이 나온다면 급성장세에 다소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중국의 성장으로 긴축의지의 하나로 0.27%의 금리 인상을 시도해왔으나 먹혀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금리인상 폭을 높이는 등 보다 강력한 긴축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려가 지난 목요일 증시에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종 지표 발표와 대외 변수 지속 관찰

 

그 동안 수급을 걱정하게 했던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출회되면서 물량 압박에 대한 부담이 떨어졌고 FOMC회의에서 어떻게 하든지 결론을 내게 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다소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언제 어떻게 무슨 말이 나올지 전 세계의 흐름에 눈과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글로벌 경제의 동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는 시기이고 세계 경제의 축이 이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외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주에도 FOMC의 결정과 함께 30일 통계청의 9월 및 3분기 산업활동 동향과 한국은행의 9월 국제수지동향을, 31일에는 통계청의 9월 및 3분기 서비스업활동동향과 한국은행의 10월 중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내놓게 된다. 다음달 1일에는 통계청이 10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한다. 눈여겨 보아야 할 지표이다.

 

단숨에 2000P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불안 시장의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은 아직 진행중이다. 미국의 금융주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유가, 환율, 원자재 등 모든 대외적인 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의 수급적인 요인에 의해 주가만 상승한다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아직 한국증시는 밸류에이션상 싸다고 하지만 싸다고 마음 놓고 들어갔다가 크게 마음 고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행보가 필요한 시기이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가야한다.


태그:#증시전망, #주가전망, #증시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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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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