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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낭만이 넘실거리는 민둥산 억새명산 민둥산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꽃들과 함께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뭉게구름까지. 그야말로 가을 낭만이 가득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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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이라면 아주 못생긴 산이라는 뜻 아녀?”
“그래, 산 이름이 좀 촌스러운 것 같군.”


10월 16일, 억새명산으로 소문난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으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일행들이 나눈 말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민둥산 입구, 증산초등학교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오른 민둥산의 모습은 가을낭만이 억새꽃처럼 넘실거리는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 작고 좁은 나무다리가 걸려 있는 개울을 건너면 바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길은 경사도 완만하고 흙길을 잘 다듬어 놓아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이건 등산로가 아니라 산책 코스로구먼.”


오르는 길이 평탄하고 좋아서 하는 말이었다. 이렇게 좋은 길은 정상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었다. 산 중턱의 임도 가에 있는 가게에서 막걸리 한 으로 목을 축인 일행들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여유로운 모습이다.

 민둥산 억새와 풍경
민둥산 억새와 풍경 ⓒ 이승철


조금 더 올라가자 정상이 저만큼 바라보이는 지점에는 20여m 정도의 격을 두고 소나무 다섯 그루가 서 있었다. 그런데 청정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소나무들은 마치 산을 찾은 사람들을 격려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정상의 높이가 해발 1118m나 되었지만 오르는 것은 잠깐이었다. 1시간 30분이나 걸렸을까, 길도 좋고 완만하여 어린이나 노인들이 오르기에도 별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주차장이 있는 증산초등학교 지점의 높이가 560여m나 되어 실제로 걸어 올라가는 높이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야, 정말 환상적이구먼.”
“어머 멋져! 저 위쪽 좀 봐? 그리고 저 산 넘어 하늘도, 또 저 능선 넘어도.”

우리 일행 한 사람이 감탄사를 터뜨리자 기다렸다는 듯 주변에 있던 여성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경탄을 금치 못한다.

 

억새밭 입구에 들어서자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물결과 맑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 그리고 주변의 높고 낮은 산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 주변풍경과 억새
정상으로 오르는 길 주변풍경과 억새 ⓒ 이승철


“아까 차 안에서 누가 이 산을 촌스러운 산이라고 했지? 촌스러운 산이 아니라 기막힌 명산이로구먼.”
“저 부드러운 능선과 억새밭, 그리고 저 하늘빛과 구름까지, 이건 지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들이 마치 어느 선계에 올라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잖아?”
일행들뿐만 아니라 산에 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치에 취해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상에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와 정상 표지석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거나 주변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산은 모양이 정말 특이하구먼.”
부드러운 능선과 푹 꺼진 듯한 지형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런 특이한 형태의 지형을 카르스트라고 한다는 것이다. 정상에 있는 안내문에 의하면 카르스트 지형은 유럽 아드리아 연안의 한 지방 마을을 일컫는 이름이라고 한다.  카르스트 지형을 돌리네라고 하는데 돌리네란 석회암에 함유되어 있는 탄산칼슘이 빗물에 용해되어 나타나는 침하현상으로 생긴 지형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돌리네는 이 민둥산 일대에 산 위의 4개를 포함하여 12개가 분포되어 있었다. 산 중턱의 발구덕이라는 마을 이름도 여덟 개의 돌리네(구덩이)가 있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민둥산 정상 표지석
민둥산 정상 표지석 ⓒ 이승철


민둥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은 그 경치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어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렇게 멋진 경치를 우리들만 봐서 되겠어? 다음에는 마누라랑 같이 와야 되겠는 걸.”


일행 한 명이 하는 말이었다. 경치가 정말 좋아서 아내와 함께 꼭 다시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행이 산길이 험하지 않고 오르기도 쉬워서, 평소 등산을 잘하지 못하는 부인도 같이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은 모양이었다.

 

억새물결과 가을낭만이 일렁이는 아름다운 민둥산, 노인이나 몸이 약해 등산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산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을여행#민둥산#가을낭만#억새꽃#뭉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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