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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마사지업소에서 여성을 잘 고르는 법' 발언을 두고 당내 여성 의원들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자기 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에서 여성문제에 대해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왔던 진수희 의원은 이번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진 의원은 이명박 캠프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진 의원은 지난 2005년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 때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당시 최 의원을 옹호하는 당내 남성 의원들의 온정주의를 공개적으로 꼬집으며 당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진수희 "이 후보 발언만 끄집어 내 비판하는 건 견강부회"

 

진 의원은 14일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알려진 발언보다 어떤 맥락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술자리에 동석했던 편집국장들이 먼저 그런 종류의 얘기를 꺼내니 후보가 대꾸를 하지 않으면 멋쩍은 상황에서 한 얘기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전후맥락을 모르니 내가 뭐라 말할 처지가 못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 의원은 여성단체들의 비판에도 이견을 달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해외 성매매를 인정한 발언"이라며 "불법 성매매를 '인생의 지혜'라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넘어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논해야 하는 수위"라고 이 후보의 언행을 꼬집은 바 있다.

 

진 의원은 "으레 이런 화제가 오르는 한국 남성의 술자리 문화는 나도 못마땅하다"며 "이번 일도 그런 잘못된 문화까지 같이 꼬집어줘야지 후보의 발언만 끄집어내서 보도를 하고, 그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후보의 여성관이 어떻다고 비판한다면 이는 견강부회이자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 의원은 "더구나 그 자리에 있었던 나경원 대변인도 불쾌했다거나 문제제기를 않는 상황 아니냐"며 "얘기의 진행과정이 <오마이뉴스>나 여성단체들이 문제제기 하는 것과 거리가 있는 분위기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이 후보를 가까이서 접해보니 딸이 셋이나 있어서인지 나이가 60대 중반인데도 동년배(정치인들)보다는 (여성관이) 깨어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후보를 두둔했다.

 

박순자 여성위원장 "사실이라면 부적절해... 당내서 문제삼긴 어렵다"

 

반면, 당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순자 의원은 "상황 파악중"이라며 "후보의 발언이 만약 사실이라면 적절치 못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아직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만약 보도대로 후보가 그런 말을 한 게 사실이라면 주의를 해야할 일이고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이 문제를 정식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편한 식사자리에서 오간 이야기였을 수도 있고 어떻든 우리 대통령 후보 아니냐"며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건 좀 생각해봐야겠다. 어려운 문제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태그:#진수희, #박순자, #이명박 듣기, #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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