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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도 바다서도 새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거제서는 지난 1997년 백로 집단폐사에 이어 2001년 아비새, 그리고 이번 도요새의 죽음까지 벌써 세 번째 야생 조류의 집단폐사가 발생했다.


더구나 물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아비를 제외한 백로와 도요새는 공교롭게도 이곳 사등면 일대서 떼죽음 당해 예사롭지 않은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새들의 폐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거제시 행정은 우리나라 조사 기관에만 의존한 채 선진 외국의 전문가 초청, 정밀 조사 등 정확한 폐사 원인 규명에는 인색한 상태다. 


땅에서 죽고 물에서도 새들이 죽어가는 연속성, 물과 땅이 생명을 살리는 근본이 되어야 하는데도 이제는 생명을 앗아가는 공포로 변해가고 있다. 이같은 물과 땅이 과연 우리의 후손들을 지켜줄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


이번 지느러미발도요의 사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립환경과학원 이정연 박사는 독극물에 의한 폐사가 아닌 주변 환경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1997년 10월, 백로의 떼죽음이나 2001년 아비새의 떼죽음도 오염된 환경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새벽부터 죽어가기 시작한 이 새들은 마치 수면제라도 먹은 냥 꼬박꼬박 졸다 땅바닥에 쓰러져 숨을 거두는 형태였다.


때문에 인근 공장의 폐수 또는 유해물질 방출에 따른 오염된 먹이 섭취 가능성이나 공기 중에 떠도는 유해성 물질에 의한 폐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초록빛깔사람들 부설 한국생태연구소 조순만 소장은 공기 중의 흩날리는 유독성 물질이 특정 새나 특정 동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이번 도요새 사인 조사는 여기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거제전역에는 유독성 물질이 공기중에 떠돌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특히 유해성 적조가 수많은 양식 어류를 폐사시키는 현실에서 이들 적조생물은 유독성 물질로 변해 공기 중에 함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적조에 따른 새들의 폐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백로가 떼죽음 한 1997년에는 거제시 남부 연안에서 적조가 발생해 어장피해 29건, 16만미의 어류폐사로 3억6천4백만원의 재산피해를 냈고 아비가 집단 폐사한 2001년에는 어장피해 79건, 606만4000마리의 어류폐사로 61억8300만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올해 또 다시 악성 적조발생으로 5일 현재 22만9천여 마리의 어류를 폐사시켜 3억4천여 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도 적조의 세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번 도요새의 떼죽음이 적조와 연관된 유해성 물질이 원인인지, 아니면 공장 폐수 등에 의한 오염이 원인인지, 정말 우리가 우려하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원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때문에 이번만은 새들의 폐사원인을 꼭 밝혀내야 만 한다.


국내 기술로 어렵다면 선진외국 전문가들을 초청해서라도 기필코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지금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들 보다는 세세연연(世世連延) 이어질 후손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더욱 그러하다.

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거제 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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