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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수능은 등급제가 적용됩니다. 등급제를 적용하는 이유는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 학생들에게 학습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였습니다.

 

교육부는 내신의 실질반영률을 높이기 위해 수능 등급제를 올해부터 시행했지만 내신의 반영률은 대학들의 교묘한 술책으로 예전의 반영률과 같거나 조금 높아졌고, 수능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입니다. 수시도 수시지만 정시에서도 많은 대학들이 수능 등급을 점수화하여 수능으로만 선발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내신의 실질반영률을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대학들은 내신의 실질반영률을 높인다고 발표는 했으나 그 속 내막은 얼마든지 눈가리고 아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신의 실질 반영률이 5%에서 30%로 늘렸다는 이야기는 내신이 500점 반영될 때 기본점수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5%라면 기본점수가 475점이 되는 것이고 30%라면 기본점수가 350점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급간간의 점수차이를 가지고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습니다.

 

실질반영률이 30%로 높아져도 1등급과 2등급, 2등급과 3등급, 3등급과 4등급의 차이는 아주 작게 설정하고 4등급부터는 엄청 크게 늘려놓으면 겉으로는 실질반영률이 30%이지만 그 속의 또 다른 실질반영률은 또 미미해지는 것입니다. 서울의 모 대학의 경우 내신 2등급과 3등급의 차이는 1.5점인데 반해, 3등급과 4등급의 차이는 그 2배인 3.0점으로, 그리고 4등급과 5등급의 차이는 2.33배인 4.0으로 설정해 놓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수능 등급제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등급 턱걸이'.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할 것입니다. 전체 총점으로는 같은 원점수를 맞아도 등급에서의 희비는 극에 달할 수도 있는 현행 등급제 때문이죠.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내려가는 경우가 속출할 것입니다. 이는 상위권일수록 더 치열합니다. 왜냐하면 상위권은 등급간 폭이 촘촘하기 때문입니다. 등급 배열을 보면, 1등급은 4%까지, 2등급은 4+7%까지, 3등급은 4+7+12%까지, 4등급은 4+7+12+17%까지 이런 식으로 등급이 매겨집니다. 표로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도식에서 보듯이 1등급과 2등급간에는 촘촘하기 때문에 등급간의 희비가 엇갈리는 학생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다음 두 학생의 비교자료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갑순이와 갑돌이는 표준점수로 같은 점수를 맞아서 같은 대학엘 간 학생입니다. 그런데 이 두 학생을 올해 수능에 적용시켜보면 그 차이가 엄청납니다.

 

갑순이는 모든 과목이 골고루 1등급에 턱걸이를 하였군요. 한편 갑돌이는 수학은 거의 만점을 맞았지만 언어와 영어에서 등급이 낮게 나왔습니다. 이 두 학생의 등급을 교육부가 발표한 시뮬레이션 표에 적용해 보니 갑순이는 전국석차가 437등인데 갑돌이는 8465등으로 나오는군요. 엄청난 차이입니다. 이렇게 같은 점수인데도 '등급턱걸이'를 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가 극명하며, 이런 현상은 상위권에서 더 심각한 현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총점은 같은데 등급에서는 밀린다는 것이죠. 모쪼록 갑돌이같이 운이 나쁜 학생이 적게 나오길 바랄뿐입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태그:#수능, #등급제, #내신, #실질반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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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의 저자 김재훈입니다. 선생님 노릇하기 녹록하지 않은 요즘 우리들에게 힘이 되는 메세지를 찾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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