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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Blog)
요즘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흔히 들어볼 수 있는 말이다.

정보화, 디지털시대 가장 기본적이고 절실한 인간 욕구의 가장 최근의, 가장 최적화한, 가장 진화한 표현이라는 블로그. 1997년 처음 태어나 인간 역사 속에서 지속되어온 커뮤니케이션, 대화, 주장 그리고 공동의 지식 창조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블로그 말이다.

▲ 오마이뉴스 블로그
ⓒ 오마이뉴스 블로그 페이지 캡쳐

블로그는 주류 언론(미디어)의 독점과 지배체제, 언론인에 대해 환멸을 느낀 블로거들이 그것에 대해 도전, 저항하면서 획기적인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직업 언론인들이 여전히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힘 있고, 가장 활동이 두드러진 주류 언론을 지배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직업 언론인(기자)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의미 있는 시도들과 활동, 행동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블로그와 블로거들에 의한 이런 변화가 점차 늘어나고 확산되고 있다. 바로 블로그들의 세계라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말이다. 지난 5월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문제와 시사저널 사태와 관련해 블로거들이 보인 반응과 글들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집단지성의 메카, 블로고스피어

그리고 블로그는 '지식사회'에서 넘쳐나는 과잉 정보들을 선택, 취합, 필터링, 문맥화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제공하고, 기성 언론미디어가 주목하지 않는 사회문제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해결을 위해 온라인 공동체(메타사이트)내에서 집단지성, 집단지혜를 발하기도 하고 하나의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를 기성 언론미디어가 가져가 기사의 소재로 사용하는 사례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궜던 던킨도너츠 제조공정상의 위생문제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커피와 함께 사먹는 도넛 하나가,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가진 블로거들이 모인 블로고스피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말이다.

▲ 국내 블로고스피어를 주도하는 메타사이트 올블로그
ⓒ 올블로그 웹페이지 캡쳐

블로그가 우리 문화의 다른 목소리보다 본질적으로 더 진실 되고 신뢰할 만하며, 이제 블로그 때문에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다른 한편에선 블로그가 지나치게 과대 선전되고, 자본과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진보적이지도 않고 보수적이지도 않은 우익도 좌익도 아닌 블로그는 다른 미디어와 공존하면서 상호 영향과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로 번지고 있고, 분열하고 있고 개인적인 쌍방향 저널들은 계속 성장하고 거대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식 노동자들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블로거의 숫자도 계속 늘어가고, 이 때문에 갖가지 전문 분야 블로그가 늘어나고 있다.

▲ 이글루스, 전문적 지식(IT)을 가진 블로거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 이글루스 웹페이지 캡쳐

이런 블로그에 대해 2004년 11월 로이터는 "미국 사전의 '올해의 단어'에서 1위를 차지한 '블로그'"란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의견과 논평, 그리고 종종 하이퍼링크를 포함한 온라인 개인 저널이 있는 웹사이트"라 정의된 블로그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블로그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블로그를 이용하는 블로거뿐만 아니라 기성 미디어와 정치(정당, 정치인), 기업들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언제나 꼬리만 쫓는 국내 언론들도 최근 UCC(UGC) 열풍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블로그에 대한 예찬을 쏟아내고 있고 말이다.

'제2의 슈퍼파워' 블로그와 블로거, 블로고스피어

이렇게 '세계적이고 즉각적이며 대규모의 생각을 생성하는 특별한 종류의 농장'으로서, 인간의 대화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균형과 결과를 가져온 특별한 화산 분출로 주목받는 블로그와 블로깅 현상을, 하버드대학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버크먼 센터'의 제임스 무어는 '제2의 슈퍼파워'라고 부른다.

그는 '제2의 슈퍼파워'는 국민국가가 아니라 온 세계의 개화된 시민이라는 사회 세력, 그들이 함께 만들어낸 의식, 그리고 창안하고 행동하고 세계를 바꾸려는 그들의 집단적인 힘이고, 블로거들은 이 '제2의 슈퍼파워'의 핵심적인 시민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투표와 선거 등 전통적인 민주주의와 달리 '제2의 슈퍼파워' 운동에의 참여는 웹을 강화한 다양한 진취 정신 참여를 통해 끊임없이 이뤄지고, '제2의 슈퍼파워' 시민들은 활동적이며, 공동체가 지혜를 창조하고 조처를 취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수백만의 상호 네트워크화한 신경 세포로 구성된 사회운동은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고, 때로는 미묘한 공동체 의식과 행동을 수용할 수 있다 주장한다.

무어의 주장은 미래의 예언이나 가정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이랜드 그룹의 홈에버,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가 벌어지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해준다는 비정규직법의 문제와 종교를 앞세워 노동자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탄압한 반노동 반인권 이랜드에 대해 많은 블로거들이 분노하고 이랜드 반대 리본을 달고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모습들에서 볼 수 있다.

▲ 이랜드불매운동에 대한 올블로그 검색결과
ⓒ 올블로그 웹페이지 캡쳐

이런 모습들을 보고 블로그가 '제2의 슈퍼파워'라 하는 것일 게다. 가식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참여형 민주주의를 일상적으로 실현시키는 블로그와 블로깅,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꿈꾸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행동과 변화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롭게 블로깅(사회적 블로깅)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빅브라더와 자본의 블로그 검열과 공세에 맞서야

▲ 제한적 본인확인제
ⓒ 네이버 웹페이지 캡쳐
하지만, '제2의 슈퍼파워'를 견제, 위축시키려는 기성 권력과 자본으로 뭉친 빅브라더의 노력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아니 대놓고 블로그와 블로깅, 블로고스피어를 통제, 감시, 검열하려는 기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제한적 본인확인제' 등으로 블로거들과 네티즌들의 입을 효율적으로 재갈을 물리고 있다. 명예훼손에 따른 고소·고발 운운하면서 블로그 접근을 제한, 차단하거나, 해당 글을 임의로 삭제하는 만행(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을 저지르면서 말이다. 또한 블로거들을 포섭하려는 빅브라더와 자본의 공세도 거세다.

그것을 우리는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블로그의 '제2의 슈퍼파워'를 또다시 기성 권력과 자본, 언론에 빼앗기고 그들의 볼모가 되고 말 것이다. 인터넷(웹2.0)의 자유, 공유, 네트워크(연대)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그들에게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와 블로깅, 블로고스피어가 필요한 때이다. '제2의 슈퍼파워'다운 면모와 행동을 보여야 할 때이다.

▲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명예훼손'이란 명분으로 인터넷 검열을 하고 있다.
ⓒ 다음 웹페이지 캡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고 도서 : 블로그, blog!, 데이비드 클라인.댄 번스타인 지음, 한국언론재단


태그:#블로그, #블로깅, #블로거스피어, #메타사이트, #제2의슈퍼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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