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일 저녁 7시 55분께 심성민씨의 유해가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오자 아버지 심진표 도의원과  가족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2일 저녁 7시 55분께 심성민씨의 유해가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오자 아버지 심진표 도의원과 가족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호중
ⓒ 오마이뉴스 김호중
ⓒ 오마이뉴스 김호중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심 도의원은 이날 저녁 8시 25분 안치실 옆에 마련된 예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심 도의원은 "솔직히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아들의 죽음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이제 눈 앞에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어려운 이를 돕고 사랑을 실천한 아이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느냐"며 탈레반의 만행을 비판했다.

또 "아들의 죽음이 제발 마지막 희생이길 빈다"며 "아프간에 억류 중인 21명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민씨의 매형인 신세민(33)씨는 "방금 심씨의 동생 효민(25)씨가 얼굴을 확인하고 나왔다"며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해 훼손이 심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아프간 현지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방부처리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씨의 검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와 유가족 등이 입회한 가운데 진행돼 이날 저녁 8시 50분 쯤에야 끝났다. 심씨의 검시를 총괄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채석현 검사는 "5발의 총상 중 귀 앞에서 발사된 2발의 총탄이 머리를 관통했고, 그것이 직접적 사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상 외 폭행 등 다른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 등 시신은 비교적 깨끗했다"며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3일 오후 3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소를 찾는 발길 끊이지 않아

고 심성민씨의 아버지 심진표 도의원은 관을 두드리며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고 심성민씨의 아버지 심진표 도의원은 관을 두드리며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 오마이뉴스 김호중
이 날도 많은 이들이 심씨의 빈소를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차승수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은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기 위해 왔다"며 "노무현 대통령도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죽음이 마지막 희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천정배 의원도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천 의원은 "우리나라의 꽃다운 젊은이가 아무 잘못없이 죽었다"며 "이 만행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권에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심씨의 빈소를 찾고 심씨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는 "한국에 와있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피랍 사태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피랍자들이 하루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는 "이 사태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을 보는 시선이나 위협 행위가 있을까 걱정된다"며 "버지니아공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국민들이 미국내 한국인의 이미지나 안전에 대해 스스로 불안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 목사와 함께 빈소를 찾은 날레카(38·스리랑카)씨는 "배 목사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탈레반은 참 나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정말 가슴 아프고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방글라데시·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등 국적과 종교는 달랐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 오마이뉴스 김호중
ⓒ 오마이뉴스 김호중

#아프가니스탄#탈레반#심성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