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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드라마의 시청률과 인기와는 별개라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시청률은 조사방식 자체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몇 명을 선정해 그것으로 표출하는 방식 자체가 시청률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라 해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이거나,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기존 인기 드라마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 시청자들은 뻔한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청률이 낮지만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드라마들이 있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보다도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매회 장면마다 게시판에 댓글이 수십 개, 수백 개가 달리며 때론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단지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되는 힘을 가진 드라마가 있다. 그럼 시청률을 낮지만 많은 시청자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드라마를 살펴보자.

색다른 소재가 주는 신선한 맛

▲ 현실 속 꿈을 찾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준 <메리대구공방전>
ⓒ IMBC
현재 방영하는 드라마들 중 시청률은 낮지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드라마에 한해서 살펴본다면 <메리대구공방전> <경성스캔들>이 있고, 지금 막 종영된 <新현모양처> <꽃 찾으러 왔단다>가 있다.

이들 드라마는 이웃 방송사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본 경우다. 물론 상대 방송사 드라마들이 내용에서, 시청률에서 떨어지지 않지만 이에 못지않은 드라마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소수지만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이유를 살펴보면 이들 드라마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드라마의 내용으로 신선한 소재라는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확연히 다른 소재는 아니지만 적어도 구태의연한 소재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구태의연함이라면 불륜,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등이 그것이다.

<메리대구..> <경성스캔들> <新현모양처> <꽃 찾으러 왔단다>는 불륜과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의 내용들로 일관하지 않고 색다른 소재들을 발굴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메리대구..>의 경우 메리와 대구라는 꿈을 향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경성스캔들>은 일제시대를 유쾌한 러브스토리로, <新현모양처>는 3, 40대의 부부의 현실적인 모습을, <꽃 찾으러 왔단다>는 돈이 없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연인의 모습을 담았다.

사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그것이 왜 신선한 소재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 특별난 인물(<경성스캔들>을 제외한다면)들이 아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 드라마의 첫 번째 매력 포인트다. 사실 이제까지 드라마들을 보면 주인공들은 참 예쁘고 하나같이 멋지다. 물론 이들 드라마의 주인공들도 그렇지만 설정 자체만 봤을 땐 이전 드라마 주인공보다 못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멋진 남성, 즉 백마 탄 남자들이 나타나 착하고 예쁘지만 불쌍한 이들을 구제해 준다. 그래서 가난한 재투성이 아가씨가 신데렐라로 변신을 꾀한다.

<메리대구..>는 그러한 점에서 기존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차별화를 이루었다. 남녀주인공 모두 뮤지컬 배우와 무협소설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않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백수'다. 쿠폰 하나에 목숨 걸고, 동네를 이리저리 뒤지며 찾아다니는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들이다.

▲ 가난하지만 순수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꽃 찾으러 왔단다>
ⓒ KBS
<新현모양처>의 주인공 국희도 그러하다. 전셋집에서 살면서 남편과 아이를 위해 헌신하다 남편의 외도로 위기를 맞는다. <꽃 찾으러 왔단다>도 부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 호상과 하나는 가난하지만 마음씨는 따뜻한 연인으로 등장한다. 비록 하나가 돈이 많다고 생각하고 호상에게 접근하지만 그러한 설정 자체도 주인공들이 과거와 달리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처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들이기에 당연히 내용 또한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분명 시청자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별한 이야기로 특별한 매력

주인공들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기에 드라마 속 내용 역시 현실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이전에 흔히 보았던 억지스러운 설정과 작위적인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다.

<메리대구..>는 메리와 대구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도 재미를 더하고 있지만 과감히 남산 북촌 아래 강북지방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줘 현실적인 모습을 더했다. 돈에 목을 매는 메리 엄마,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볼펜을 가져오는 소심한 메리의 아빠, 치킨집을 하는 변강미 사장 등.

현실 속의 인물들이 등장해 메리와 대구의 사랑이야기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열정은 있지만 끼가 부족해 매번 뮤지컬 오디션에 떨어지는 메리와 무협소설가를 꿈꾸지만 현실이 녹록지않은 대구. 그들이 꿈을 향해 좌절하고, 실패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그러한 메리와 대구의 꿈을 향한 스토리는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가벼움 속에 진지한 모습이 담겨있다. 또한 그들의 모습이 현실에 우리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었다.

▲ 일제시대를 유쾌한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경성스캔들>
ⓒ KBS
또한 <경성스캔들>은 일제시대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어 그야말로 색다른 소재와 특별한 이야기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일제시대'를 생각하면 암울한 현실과 일제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독립투사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경성스캔들>은 선우 완과 '조마자'라는 별명을 지닌 나여경과의 사랑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암울했던 일제시대를 유쾌함으로 탈바꿈시켰다.

물론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적어도 <경성스캔들>은 색다른 이야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新현모양처>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중산층 부부의 모습을 등장시켜 집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자 노력하는 국희의 모습에서 우리를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이들 드라마는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우리 주변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면서 다소 현실성이 결여되었던 드라마의 한계를 벗었다.

그래서 이들 드라마들은 시청자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기존에 보았던 식상한 소재들의 드라마와는 확실한 차별을 두어 분명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시청 문화가 바뀌면서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서 이들이 있기에 시청률은 낮지만 시청자는 한동안 즐거웠다.

결과적으로 이들 드라마는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분명 이들 드라마는 열렬한 지지와 성원으로 인기드라마였으며, 시청률 1위 못지않은 드라마였다.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은 사실임에 틀림없다.

덧붙이는 글 | 다음 편에는 <인터넷으로 시청률이 올라간 드라마>의 기사가 이어집니다.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드라마, #시청률, #메리대구공방전, #경성스캔들, #꽃 찾으러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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