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선 불출마 선언과 탈당 선언 이후 본격적인 대통합 선봉장에 나선 김근태 전 의장.
김 전 의장은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SBS와의 특별 대담에서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을 중심으로 해서 다음 후보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발언과 함께 제기된 DJ식 방법론에 대해 "저는 좀 견해가 다르다"며 친노세력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의 반한나라당 대연합을 대통합론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김 전 의장은 또한 "대통합신당에 있어서는 민주당의 얘기를 경청해야 되지만 국민경선제를 추진하는 후보자 연석회의에서는 지금 실제로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주목하고 있는 그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진행될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 말씀이 전적으로 이해가 된다"며 "대략 세 가지인데 우선 첫 번째 역사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고 지적하고 "또 민주당이나 중도통합신당 내부에는 상대적으로 유력한 대선 후보가 부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고려해서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한 측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후보자 연석회의와 더불어서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 투 트랙으로 진행시켜야 되는데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면 대통합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균형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합과 대연합, 모든 세력에 문호 개방하는 것"
대통합 범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합과 대연합은 모든 사람과 모든 정치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반 한나라당 대연합이 성공할 수가 있다, 물론 최종적인 선택은 본인들, 그 정치세력의 자유"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친노 그룹도 포함 되는가'란 질문에 대해 "물론이다. 대통합에 참여하는 그 내부에서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경쟁을 해서 거기서 주도하는 세력과 또 협력하는 세력, 이 사이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반한나라당 구호만 외치는 명분이 없고 효과적이지 못한 대통합이라는 비판에 대해 "개혁적이고 보다 분명한 노선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 한나라당 구호 속에는 세 가지 문제제기가 들어 있다"며 "우선 한나라당은 과거와 단절하고 있지 못한 과거세력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부패세력이다. 기회만 오면 부패의 본색이 드러난다. 지난 4·25 보궐선거에서도 그랬다"며 "두 번째는 한반도의 평화, 한반도의 통일은 우리의 생존조건이지만 우리 운명과 관련된 이러한 평화철학과 소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세 번째로는 양극화 빈익빈부익부에 대한 진솔한 진단과 처방이 없다"며 "그래서 오직 양극화를 조장하는 승자독식의 시장경제와 감세만을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엔 우리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 중요한 건 국민경선제, 이것에 조건 없이 동의하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한 연석회의를 여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열린우리당 당의장이나 민주당 대표, 중도통합신당 대표, 이런 분들을 포함해서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DJ의 '민주당 중심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또 지역주의정치 하자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평소에는 지역주의를 비난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지역주의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통합은 '도로 열린우리당', 소통합은 '지역주의 회귀'"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된 노대통령이 민주당을 버리고 나갈 때는 침묵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사이가 나쁠 때는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제 와서 양당체제를 얘기하고 민주당 중심론까지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김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지역주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김 전 대통령과 김홍일 전의원, 김홍업 의원 등 3부자"라며 "정치 일선을 떠난 김 전 대통령은 더 이상 호남을 볼모로 잡지 말고 호남사람들에게 돌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합이고 소통합이고 다 국정실패세력의 기만적인 '대선쇼'일 뿐이지 국민은 관심이 없다"며 "대통합은 '도로 열린우리당'일 뿐이요 소통합은 '지역주의 회귀'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라며 환영했다.
유 대변인은 "정치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중심의 후보단일화에 반대하는 말씀을 원광대에서도 하고 6·10항쟁기념사에도 했다. 그래서 강조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통합협상 정권부여시한이 오늘까지"라며 "(탈당이)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당연한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인정하는 용기 가져야"
유 대변인은 또 "열린우리당을 이미 탈당했거나 예정인 분들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며 "민주당 중심을 인정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탈당하는 것도 용기 있는 일"이라며 "민주당 중심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은 뿌리이고 국회의원은 꽃이다"며 "뿌리가 튼튼하면 꽃은 언제든지 필 수 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