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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혼불 타던 밤에』표지
ⓒ 도서출판 바벨
원로시인이자 종합문예지 <문학21> 발행인인 안도섭 시인이 저술한 <조선의 혼불 타던 밤에>를 도서출판 바벨이 335페이지 분량으로 출간했다.

안도섭 시인은 책머리에서, "조선의 암흑시대를 살다 후쿠오카의 김옥에서 아까운 청춘을 꽃잎처럼 날린 윤동주의 혼불은 흡사 동백꽃을 닮았다"고 표현하면서, "우리는 한 사람의 시인···윤동주를 가졌기에 부끄럽지 않은 겨레일 수 있었다. 조선의 혼불 타던 밤, 티 없이 순결한 시를 쓰다 그만 꽃잎처럼 흩날려 간 윤동주, 그는 죽어서 민족의 시인으로 부활했다. 일본군국주의의 독기 서린 비수는 암흑의 세상에 사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던 그를 이 겨레의 샛별로 떠오르게 한 것이다. 내가 굳이 윤동주를 '함수(含羞, 부끄러워하는 빛을 띰)의 시인'이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안도섭 시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고 있다.

"그는 후쿠오카의 어두운 감방에서 운명(殞命)할 때 "아‥"하는 외마디 소리를 남기고 갔다.

그의 외마디 '아 ‥‥‥‥' 소리!

그의 외마디 소리는 조선 천지 모든 억눌린 것들의 외침이며, 아픔이며, 꿈이며, 가슴 속에 숨어 있는 말 못할 것들이 한데 엉겨 터져 나오는 그 절규 이외에 무엇이겠는가?

이 겨레의 샛별로 소생한 시인 윤동주. 그는 일제의 생체실험으로 희생되어 갔다. 일제가 저지른 그 생체실험의 미스터리는 이 평전에서 풀어갈 담론이다. 그는 어떤 외로움도 어떤 고난도 이겨내며 죽음까지도 타협 없이 일제의 형옥에서 맞이하였다. 그는 비록 스물아홉의 꽃다운 나이에 지고 말았지만, 그의 시혼(詩魂)은 해방된 조국 하늘에 샛별처럼 떠올라 이 겨레와 더불어 길이길이 살아남으리라."


이 책은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논픽션으로 다룬 평전이다. 또한 월간 <문학21>지에 18회에 걸쳐(통권 111호~128호) 연재됐던 것으로 윤동주의 작품에 해설을 곁들인 안도섭 시인 특유의 윤동주 집중탐구 및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윤동주의 삶과 역정을 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찾아내듯이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집요하게 탐구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으며, 관련 대목들에 대한 해설 또한 과히 교과서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는 곧 윤동주에 대한 안도섭 시인의 남달리 특별한 관심과 사랑의 연장선이 아닐까 한다.

윤동주를 기리는 안도섭 시인의 시 한 편을 감상해 보기로 하자.

▲ 안도섭 시인
ⓒ 안도섭
冬柏꽃
안도섭

-윤동주의 혼불에 부쳐

冬섣달 소로시 피는 꽃
빨간 동백꽃

된서리 몰아오고
기러기 사위어도

굽히지 않는 넋인 양
하냥 손짓하던 꽃

싱그러운 아침에 피었구나
발간 동백꽃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진정한 한민족의 일원이라면 가슴 떨리지 않는 이 뉘 있으랴 싶다. 이 책에는 문익환, 정지용, 송몽규, 백석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문인들의 이야기도 폭넓게 담겨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안도섭 시인은 1933년생으로 1958년에 조선일보와 평화신문의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하였고 <현대문학> 편집기자, 대한일보 기자, 전남매일신문 문화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고문으로 있다. 전라남도 문화상과 한글문학상 본상, 탐미문학상 대상, 허균문학상 대상, 설송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 시집 <'지도 속의 눈> 등 14권, 에세이집으로 <한 잔의 찻잔에 별을 띄우고> 등 4권, 소설집으로 '청춘의 역설' 등 7권을 낸 바 있다.

안도섭 시인은 또한 대하서사시집 <황토현의 횃불>을 1980년에 출간하였지만, 그 시집이 신군부의 통제로 세상 빛을 보지 못하게 되고 만 사실도 있으며, 제3공화국 당시 문학 활동 관련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한 민족시인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민족시인인 윤동주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보인다.

조선의 혼불 타던 밤에

안도섭 지음, 바벨(2006)


태그:#안도섭, #윤동주, #혼불, #조선, #민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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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 △연세대 행정대학원 언론홍보전공 석사.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 서울대 국제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홍보위원회부위원장. △ http://www.goodpoet.com △ poet@hanmail.net △ 010-5151-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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