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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일부에선 주식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주식시장의 활성화가 기업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보다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게 이익이 쏠리는 현상도 여전합니다. 국내 저명한 필진으로 구성된 <자유칼럼그룹>에서 김영환 전 서울경제신문 편집부국장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주>
▲ 지난 달 31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17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일별주가지수 그래프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박지호

우리나라 증시가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의 종합뉴스 시간에 증권뉴스를 전하는 증권회사 홍보직원들을 보면 침체 때와는 달리 만면에 희색이 돌더군요.

그런데 증시도 이렇게 오르면 무조건 좋은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물론 주가가 오르면 그 주식을 팔아 소비가 늘어 경제가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차익은 개인이 아니라 정보가 월등히 빠른 외국인과 기관이 차지합니다.

네이버로 잘 알려진 NHN은 500원짜리 액면가 주식이 18만원선, 액면의 360배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중 최고가인 롯데칠성-롯데제과는 5000원짜리 액면이 110만원선. 생활비가 한달 그 3분의 1도 안 되는 극빈자들은 증시의 폭등을 남의 나라 일처럼 손가락 빨면서 구경만 하라는 것인지요.

증시폭동 원인, 600조원의 부동자금?

증시 활황 때문인지 모르지만 부자들의 금융자산이 불어나자 어떤 은행은 프라이빗 뱅킹에서 제대로 부자 대접을 받으려면 금융자산이 30억원은 되어야한다고 한답니다.

그런데 부동산을 억누르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던 그 서슬 퍼런 정부의 강공은 어디로 실종했나요. 요즘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 총액은 약 1조 달러(약930조원)라고 합니다. 2005년 7월에 520조원이었으니 단기간에 약 2배로 오른 셈입니다.

이런 폭등에는 왜 보유세나 양도소득세를 안 매기는지 궁금합니다. 양극화를 해소해야한다고 홍위병처럼 떠들던 사람들은 왜 이와 관련한 입법은 안 하는지요, 이것도 야당이 반대해서 못하십니까. 외국인 눈치 보느라고 그럽니까.

지금 우리나라 유수의 상장기업들 가운데 실질적인 주인은 지분이 50%를 넘는 외국인인 곳이 수두룩합니다. 은행 무역회사 굴지의 전자 기업 등등…. 그들이 해마다 해외로 갖고 가는 배당금도 엄청납니다. 예의 외환은행을 먹은 론스타가 대표적이지요.

고려대 이필상 교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로 인한 조달자금은 30조7000억원인 데 반해 자사주 매입은 22조2000억원, 배당금은 47조4000억원으로 증시에서 흘러나간 돈이 69조6000억원이었다고 합니다.

증시의 자본조달기능이 크게 약화된 것입니다. 외국인의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자사주 취득으로 방어하고 고액배당으로 외국인을 달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증시의 폭등 원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과잉유동성을 지적합니다. 600조원이라는 부동자금이 갈 곳은 세금 없이 단기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증시라는 겁니다. 경제호전의 기운은 뚜렷하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몇 달 전의 고요와 지금의 광풍은 너무나 동떨어진 풍경입니다.

혹자는 중국증시와 동조현상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실력을 볼까요. 중국의 작년도 무역 흑자는 1775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최대 30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출은 1조 달러, 독일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작년 우리나라 수출총액 3255억 달러와 비견될 무역흑자입니다. 외환보유고는 1조2000억 달러로. 일본의 9100억 달러를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증시 건전한 발전 위해 적절한 과세대책 세워야

국내총생산(GDP)은 2조7000억 달러, 올해 경제성장률은 11.2%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4.2%라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주가가 경제의 성적표라고 강변하실 건가요. 기업들이 투자는 하지 않아 일자리가 안 늘어 젊은 실업자가 느는데 주가만 올라간다면 어쩔 건가요. 백수들도 주식해서 돈벌라는 것입니까. 유수한 전문가는 중국을 제외한 인도 브라질 러시아의 증시 랠리는 거품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증시의 과열을 우려하는데 혹시 모르지요. 주가수익배율(PER)이 아직은 비교대상 국가보다 낮다니까 국민연금 때려 넣고, 펀드 때려 넣고 대학까지 주식투자 하면 한동안 고원주가를 유지는 하겠지요. 그러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증시는 실물이 뒷받침되어야 건강하고 장기적인 발전이 기약되는 것입니다. 최대 재벌그룹 총수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우리 경제의 샌드위치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를 연신 발하고 있습니다. 이건 남의 나라 소리처럼 들리십니까.

정책 입안자들은 증시의 폭등에 콧노래를 부를 게 아니라 증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불로소득에 적절한 과세대책을 세워야합니다. 그래야 빈부격차도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입니다.

태그:#주식시장, #외국인,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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