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3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금요일(1일) 상승하는 증시에 다소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의 막판 매도로 코스피지수가 45P 상승한 1745P까지 갔었지만 15P 상승한 1716P로 마감했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증시를 보고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분들은 화가 날 것이다. 보고 있는 나 자신도 화가 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천지는 더는 과거의 잣대로 증시를 재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증시를 예측하는 모델의 파괴를 가져왔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의 틀의 파괴를 가져왔고 고정관념을 파괴했다.

브레이크 없는 증시, 들어갈까 말까?

지금 주도주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조선, 철강, 화학주이다. 과거에는 주도주의 부재를 염려했지만 이제는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주도주가 쉬면 주가의 변동성이 커졌는데 지금은 반드시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주도주 내의 순환매가 나타나는가 하면 은행주가 힘들면 증권주가 나서고 우량주 중에서 실적주가 움직이고 나면 대형 M&A주가 시장을 이끌어준다. 심지어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반도체주까지 돌아가면서 그 상승의 끈을 이어주고 있다. 앞에서 끌고 가고 뒤에서 밀어주는데 안 갈 이유가 없다.

이렇게 증시가 상승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각종 지표가 우호적으로 발표되면서 사라졌고 부동산에 들어가지 못해 시중에 떠돌고 있는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주식 투자에 대한 선호 현상이 이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2012년까지 20%로 높이는 등 주식시장의 수급에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5년간 50조, 1년에 10조라는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온다. 자사주 매입이나 외국인들의 장기 투자 그리고 기관화 장세로 인해 우량주의 유통주식수가 부족한데 이러한 자금의 유입은 예전보다 작은 매수세가 유입되어도 급등하는 등 시장의 행보를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주춤거릴 수도 있다. 1500P가 4월 9일 돌파되면서 1700P까지 37일 걸렸다. 너무 빠른 감이 없지 않다. 기술적으로 모든 지표가 과열이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고 개인들의 시장에 참여하는 비중에 점차 과열되는 양상이며 이에 따라 신용거래가 4조 8천억원이 넘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마구 달리는 것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괜히 소외되는 느낌이 들고 동참을 하지 않으면 괜히 죄짓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고 있다. 펀드에 대한 환매가 사라지고 오히려 펀드에 가입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30일 기준으로 주식형 수탁고가 55조원을 돌파했다. 해외펀드에 편중되어 있는 자금의 유입이 증시의 상승세로 국내로 전환되고 있다.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기관 투자가들이 주식을 살 수 있는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급은 더욱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너무 돈을 잃어 쳐다보지도 않았던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2년 전에 주식에 멀어져 부동산에 투자를 했던 투자자가 찾아와 버블 세븐 지역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이 이렇게 올라가니 무척 화가 난다는 말이 들린다. 중국에서는 직장을 그만두고 주식투자를 한다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정도는 아니지만 회식자리에서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화젯거리가 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전화로 예전에 거래를 하던 계좌가 살아있는지 문의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 소액 투자자들은 겁을 먹고 환매하고 있지만 거액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주식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예전처럼 무턱대고 '무대포'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간접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던지 직접 투자를 하더라도 좋은 주식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오면 꼭대기라는 속설은 이제 먹혀들지 않는다.

모든 기술적인 지표가 과열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기본적인 것이 더 앞서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은 과거에 나타난 사실을 가지고 앞으로의 행태를 분석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과거에 나타나지 않은 현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과거에 사용했던 기술적인 잣대는 이제 사용할 수 없고 그 잣대를 새롭게 수정을 해야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파트너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가격모델(Price Model)을 이용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인해 파산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돌발변수에 대응할 수 없는 기술적인 잣대를 신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 발 더 나가서 기본적인 것을 넘어 심리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심리적인 게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는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지만 단지 지나친 급상승에 대한 속도조절은 있을 것이라는 것인데, 지난 금요일에 막판 개인들의 매도로 주가가 밀리는 것은 이러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0P, 3000P 간다? 다섯 자리 시대는?

지금 지수가 2000P 간다. 3000P 간다라고 하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을 표시할 것이다. 예전에 이런 얘기를 하면 미쳤다는 소리까지 듣고 했는데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럼 지금 지수가 네 자리가 아닌 다섯 자리 숫자로 갈 수 있다고 한다면 미쳤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까? 시쳇말로 오버하는 것일까? 지금 당장은 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에는 지난 금요일 급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그러나 예금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라는 개념이 자리 잡아 가면서 은행에 있는 돈의 증권시장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은행들의 금리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부여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금리인상을 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흐르는 대세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되는 한 한국증시는 그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감원이 주식 신용거래 동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개인들의 신용에 어떠한 대책과 그 영향이 어떨지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1700p에 들어온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예전과 같은 폭락하는 장세에 대한 두려움이다. 지수 1700p가 주는 중압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피해갈 방법은 있다. 1700이라는 숫자를 보지 말고 올라갈 이유를 가지고 있는 종목을 보는 것이다. 실적도 좋고 M&A도 좋고 꼭 대형우량주가 아니더라도 좋다. 매수하기 전에 내가 선택한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고 사야 한다.

태그:#증시분석, #1700P, #코스피지수, #개미, #개인투자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