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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계승자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임신중절을 지지하는 가톨릭 정치인들이 파문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9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교황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낙태를 찬성한 정치인들이 파문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지난 4월 멕시코시티 시의회 소속의 좌파 의원들이 임신중절을 합법화하는데 찬성표를 던진 데서부터 비롯됐다. 법안 통과 전부터 멕시코의 가톨릭교회들과 관련 보수단체들은 이 법안을 지지하는 시의원들에 대해 파문으로 위협하는 등 강력 경고했지만, 결국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은 통과됐다.

교황은 멕시코 교회의 중진들이 낙태 합법화 법안 저지를 위한 도구로 내세운 파문이 정당하냐는 물음에 "그렇다. 그들이 말한 파문은 독단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교회법에 따른 것이다"며 해당 시의원들이 파문을 당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베네딕토 16세는 "멕시코 교회 지도자들은 전혀 새로운 일을, 놀라운 것을 독단적으로 한 것도 아니며 그들은 단순히 공공에 교회법에 있는 내용을 알린 것이다. 교회법에는 무고한 어린 아이를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변했다.

이어 교황은 간접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멕시코시티 시의원들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들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은 삶의 가치와, 삶의 아름다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심(doubts)이 있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기심과 두려움이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의 근본이다"며 이들을 강력 비난했다.

이어 베네딕토 16세는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 안에 있고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중이다. 삶이란 신의 선물이지 위협이 아니다”며 신의 선물인 인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교황이 이례적으로 낙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자 가톨릭교회의 생각을 전한 것은 임신중절 합법화에 대한 법안이 많은 나라에서 통과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2004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은 가톨릭 신도였으면서도 낙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미국 가톨릭 교계는 케리를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편으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가톨릭을 믿는 정치인들은 물론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도 임신 중절에 대한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기는 이때, 가장 보수적인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그가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교황까지 나선 파문 위협에 여러 가톨릭 정치인들의 임신중절에 찬성표를 던지는 행보가 주춤할지 주목된다.

#교황#베네딕토#가톨릭#임신중절#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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