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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함께
지도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인간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지도만큼 유용한 도구도 없을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예술 등 지구상에 얽혀 있는 것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도를 본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정치의 힘과 인간의 역학 관계에 따라서 그 지형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의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은 지도 하나를 통해 세계의 모든 역사, 모든 흐름을 한 눈에 꿰뚫어 보게 한다.

"지도의 이면에 그려진 지도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의 세계를 설명하는 힘이 있다. 역사의 변화를 웅변해주는 힘이 있다. 군사전략의 변화, 지정학적 변동, 새로운 국경, 위태로운 처지에 놓은 민족, 국가, 국적, 종교, 세계화의 흐름, 기후의 변화 등은 지도에 그려진다. 지도를 보면 우리가 맞닥뜨린 많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다."(머리말)

가령 세계 최대 경제중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개방개혁 아래 최근 5년간 20만km의 도로와 2만km의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2001년에서 2004년까지는 수십 개의 항구와 10여개나 되는 공항이 새로 건설된다.

이 같은 도로와 항만을 닦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에너지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세계 제 1위의 석탄 생산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지로 눈을 들려 원유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운송 길을 닦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후진타오 총리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아르헨티나의 철도와 도로를 보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의 풍부한 광산자원을 태평양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칠레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였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와 공동으로 안데스 산맥을 넘어 태평양까지 가는 철도 건설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주기로 약속한 바 있다."(135쪽)

한편 미국 정부와 캐나다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캐나다 북서 항로의 법적 지위권인데, 캐나다가 그곳을 자국의 영토로 여기는데 반해 미국은 국제법의 적용을 받는 바다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둘은 그 항로를 놓고 서로들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정작 미국은 어떠한가?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고 세계 초일류국가이지만 그들도 고심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 가운데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물 부족이다. 그것도 미국의 50개 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집중돼 있는 캘리포니아가 그렇다.

2002년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내 30% 이상이 그곳으로 이민을 갔다. 그토록 많은 이민자들을 끌어당긴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 발전에 있다. 그곳의 경제 동력은 군수산업과 우주항공, 농업, 그리고 관광과 미디어 산업이다. 더욱이 항구와 공항도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도시의 성장 동력에 커다란 장애가 있으니 바로 물 부족이다. 농업분야는 물론이고, 2천만 명에게 공급하는 물마저도 주 바깥에서 끌어 들여와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세운 프로젝트가 캘리포니아의 북부와 남부를 잇는 운하건설이다. 테하차피 산맥을 넘어 700km나 되는 인공 강을 만드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일이 이루어진다면 지도의 지형도 어느 정도 바꿔야 할 때가 오지 않겠나 싶다.

그 밖에도 이 책은 유럽 연합의 국경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나눠지고 합쳐질 것인지, 이란을 두고 미국이 '깡패 국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프리카 기니 만 일대의 나라들이 어떤 경제개발의 모델을 택하고 있는지, 팔레스타인의 영토가 힘의 역학관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등 그 면면을 그려주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너무나 복잡다단하다.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들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때에 세계 모든 흐름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이 책이야말로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이해하는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지 않겠나 싶다.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책과함께(2007)


태그:#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책과함께,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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