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날개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 행동을 하는 마이크로랩터 공룡 복원도.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는 홍콩 중문 대학교, 다코다 주립대학교, 콜로라도 대학교, 맥길 대학교, 메릴랜드 대학교, 퍼듀 대학교의 연구진들과 함께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이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날개짓하는 행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날개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행동은 아마도 이륙 직전이나 착륙 직후의 행동이었을 것이다. 연구팀의 발견은 조류 이전의 “날개짓하며 달리기”행동이 새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복원도 제작: Julius T. Csotonyi)
“날개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 행동을 하는 마이크로랩터 공룡 복원도.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는 홍콩 중문 대학교, 다코다 주립대학교, 콜로라도 대학교, 맥길 대학교, 메릴랜드 대학교, 퍼듀 대학교의 연구진들과 함께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이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날개짓하는 행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날개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행동은 아마도 이륙 직전이나 착륙 직후의 행동이었을 것이다. 연구팀의 발견은 조류 이전의 “날개짓하며 달리기”행동이 새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복원도 제작: Julius T. Csotonyi) ⓒ 김경수

1억600만 년 전 조류(새)의 비행 기원 흔적이 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진주혁신도시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보행렬이 '조류 비행의 기원(Origin of avian flight)'을 간직한 보행렬이라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고 김경수 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22일 밝혔다.

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인 김 교수는 "특히 참새 크기 정도의 이 랩터 공룡의 이동 속도가 '치타'보다 상대 속도에서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라고 했다.

김경수 교수가 참여한 '진주혁신도시에서 발견된 약 1억600만 년 전 백악기 소형 랩터 공룡 발자국의 보행 속도'에 대한 연구 결과 논문이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날 실린 것.

게재된 논문 제목은 '조류 이전 공룡의 공중 행동에 대한 간접 증거인 육식 공룡 보행렬(Theropod trackways as indirect evidence of pre-avian aerial behavior)'이다.

김경수 소장은 이번 논문에서 진주 충무공동에서 발견된 소형 랩터 공룡 2번 보행렬을 연구한 결과 '조류 비행의 기원'을 간직한 세계 최초의 보행렬'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은 그 중요성과 희귀성을 인정받아 미국립립과학원회보 표지로 선정됐다.

진주의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 "비현실적으로 빠른 속도"

이번 논문의 대상인 진주의 소형 랩터 공룡 발자국은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으로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당시 이 발자국은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Dromaeosauripus rarus)'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번 연구에서 김 교수가 발표한 논문의 주요 내용은 '조류 이전에 살았던 공룡의 공중 행동' 즉, '날갯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이다.

김 교수는 "'날갯짓하며 달리기'라는 행동은 날개를 퍼덕이며 달리는 것으로 공룡과 비행 사이의 연결 고리로 간주되는 행동이다"라며 "행동 진화 연구자들은 소형 육식 공룡이 비행 능력을 진화시키기 위해서 날개를 퍼덕이며 달리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소형 랩터 공룡의 2번 보행렬은 발자국 길이가 평균 10.5mm, 보폭은 556.3 mm로 발자국 길이보다 보폭이 53배나 컸고, 이를 근거로 소형 랩터 공룡의 달리기 속도를 계산하면, 1초에 10.5m를 달렸다(37.8 km/h)는 것. 이 속도는 지금까지 알려진 2638개의 육식 공룡 보행렬 중에서 가장 빠른 수치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번 보행렬을 남긴 소형 랩터 공룡은 참새 정도 크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로지 두 다리의 힘만을 이용해서 1초에 10.5m를 달렸다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동물들이 몸집이 작은 동물들보다 절대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 랩터 공룡의 몸 크기를 '치타' 정도로 가정하고 상대 속도를 계산하면 진주의 소형 랩터 공룡이 치타보다 더 빠르게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논문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진주 랩터 공룡이 상대 속도에서 치타보다 빠른 이유는 "날개가 달린 앞발을 펄럭일 때 만들어지는 공기역학적인 힘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는 것.

김 교수는 "'날갯짓하며 달리기(Flap-running)'라고 표현한 것은 공룡이 완전한 비행 능력을 갖기 직전에 획득한 진화 행동으로 알려졌다"라며 "따라서 이 소형 랩터 공룡 2번 보행렬은 '조류 비행의 기원(Origin of avian flight)'을 간직한 세계 최초의 보행렬이라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과"라고 했다.

"땅 위에서 날갯짓하며 달렸던 흔적, 보존돼 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홍콩 중문 대학교 피트먼 박사는 "비록 보존된 발자국 길이가 착륙이나 이륙하는 행동에 의해 남겨진 것인지 파악하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땅 위에서 날갯짓하며 달렸던 흔적이 보존돼 있다"라며 "따라서 이 연구는 발자국 화석을 사용해 조류 이전의 공룡과 새의 비행 기원을 더 잘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모리 대학(Emory University)의 앤소니 마틴 교수는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의 연구에 적용한 저자들의 종합적 접근 방식은 미래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이런 발자국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줬다.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과 같이 보폭이 넓은 보행렬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에서 김경수 교수는 2저자로 참여했으며, 알렉산더 드세키 교수(다코다주립대), 고(故) 마틴 로클리 교수(콜로라도대), 한스 라르손 연구원(맥길대), 토마스 홀츠 교수(메릴랜드대), 제임스 팔로우 교수(퍼듀대), 마이클 피트먼 교수(홍콩중문대)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김경수 교수는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발자국 화석 연구에 선구자이다"라며 "수많은 학자들에게 영감을 준 공동 저자 고 마틴 로클리 교수에게 경의와 추모의 뜻을 담아 이 논문을 헌정하였다"라고 전했다.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 사진과 분포도. 약 1억6백만 년 전 하부 백악기 호숫가를 거닐던 소형 랩터 공룡의 보행렬. A: 2번 보행렬을 표시한 사진과 발자국 깊이를 컬러로 표시한 3D 이미지. B: 2번 보행렬과 날개짓하며 달리는 마이크로랩터 복원도.
진주 소형 랩터 공룡 보행렬 사진과 분포도. 약 1억6백만 년 전 하부 백악기 호숫가를 거닐던 소형 랩터 공룡의 보행렬. A: 2번 보행렬을 표시한 사진과 발자국 깊이를 컬러로 표시한 3D 이미지. B: 2번 보행렬과 날개짓하며 달리는 마이크로랩터 복원도. ⓒ 김경수

 진주 소형 랩터 2번 보행렬 내 발자국.
진주 소형 랩터 2번 보행렬 내 발자국. ⓒ 김경수

 진주익룡발자국 전시관에 보존된 소형 랩터 공룡 발자국 표본.
진주익룡발자국 전시관에 보존된 소형 랩터 공룡 발자국 표본. ⓒ 김경수

#공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