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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속에 90번째 파리모터쇼가 14일(현지시간) 열렸다.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시장 공세속에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존 전략을 엿볼수있는 기회다. 사진은 르노의 소형 전기차 ‘르노4 E-테크’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속에 90번째 파리모터쇼가 14일(현지시간) 열렸다.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시장 공세속에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존 전략을 엿볼수있는 기회다. 사진은 르노의 소형 전기차 ‘르노4 E-테크’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다시 프랑스 '파리'다. 이번엔 올림픽이 아니라 자동차 박람회다. 1898년 세계에서 처음 모터쇼가 열린 곳이 파리다. 126년이 지났고, 90번째 파리모터쇼가 14일(현지시간) 열렸다. 이날 언론에 미리 공개된 모터쇼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속에 미래 자동차 산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여겨졌다.

특히 유럽 자동차 시장을 둘러싸고 글로벌 업체들의 전기차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값싼 전기차로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린 중국 업체들이 파리 모터쇼에 대거 진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이 작년말 기준 21.7%에 달했다.

 신형 푸조 e-3008
신형 푸조 e-3008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곧장 위기로 내몰렸다. 실적은 곤두박질했고, 해고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했다. 독일 국민기업인 폭스바겐은 국내 공장 패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자 EU는 지난 4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까지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도 다시 꺼내 들었다. 중국산으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중국산 공세에 공장패쇄까지 내몰린 유럽 자동차회사, 그들의 선택

 르노 고성능 브랜드 알핀의 다목적 스포츠카 ‘A390_β’
르노 고성능 브랜드 알핀의 다목적 스포츠카 ‘A390_β’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그럼에도 중국 업체들의 유럽시장 공략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도 대거 나섰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BYD는 대형 전기 SUV 양왕 U8을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다. 또 3000만 원대 중형 전기SUV '실리온 07'도 공개했다. 자체 기준 610km 주행거리를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또 다른 전기차브랜드 샤오펑은 폭스바겐과 손잡고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고, 홍치 등 중국 브랜드도 값싼 전기차를 시장에 대거 내놓았다.

유럽 업체들도 나름 '생존 전략'을 내놓았다. 효율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크게 낮춘 소형 전기차들이다. 값은 2000만 원 안팎부터 3000만 원대 수준이다. 자국 모터쇼인 만큼 르노와 푸조, 시트로엥 등이 앞장섰다.

 르노의 소형 전기차 ‘르노4 E-테크’
르노의 소형 전기차 ‘르노4 E-테크’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우선 르노의 소형 전기차 '르노4 E-테크'가 눈에 띈다. 1961년에 출시됐던 R4로부터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르노의 헤리티지가 담긴 이 차는 차량 간 양방향 충전 기능도 들어간다. 르노 4는 왼쪽과 오른쪽 휠 베이스의 길이가 다르기로 유명하다. 차량의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차량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이같은 아이디어가 반영됐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R17 리스토모드는 1970년대 르노 17 스포츠 쿠페를 재해석한 모델이다. 이 콘셉트는 주행 거리가 399km에 달한다. 270마력의 전기 모터가 들어갔고, 인테리어는 1970년대 스타일의 패브릭과 소재를 사용해 복고풍 느낌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또 르노 고성능 브랜드 알핀의 다목적 스포츠카 'A390_β'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 모델은 브랜드의 미래 스포츠 패스트백의 전신으로, 내년 디에프 알핀 공장에서 생산된다. 올 여름 시장에 나온 A290과 함께 알핀의 100% 전기차다.

이밖에 패밀리 콘셉트카 '르노 엠블렘'도 선보였다. 르노의 친환경 설계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이 차는 재활용, 저탄소 또는 천연 소재를 사용해 100% 재생 에너지로 만들어진다. 충전식 배터리와 수소 연료 전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점점 축소되는 전통적인 모터쇼... 마크롱 대통령의 자동차 사랑

 BMW 전기차 노이어클라쎄 X
BMW 전기차 노이어클라쎄 X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르노와 함께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시트로엥도 소형 전기차를 집중 배치했다. 2000만 원 안팎의 7인승 C3 에어크로스를 비롯해 3000만 원대 전기차 'e-C3' 등도 나왔다. 이밖에 C4와 C4X 도 세계 첫 공개 모델이다. 푸조도 전기차 E-408를 공개했다. 210마력의 모터가 장착돼 최대 주행거리 452km에 달한다. 신형 푸조 e-3008 및 e-5008 SUV의 장거리용도 선보였다.

독일 업체에선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은 참여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불참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체들도 참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대신 기아가 보급형 전기차 EV3을 앞세워 6년 만에 참가했다.

 프랑스 르노의 CEO 루카도 메오가 전기차 '르노4 E-테크' 를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르노의 CEO 루카도 메오가 전기차 '르노4 E-테크' 를 소개하고 있다.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기아의 보급형 소형 전기SUV 유럽형 EV3.
기아의 보급형 소형 전기SUV 유럽형 EV3.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공동취재단

코로나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 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태에서, 자동차 모터쇼도 축소되는 경향이 짙다. 게다가 자동차 업체들이 모터쇼 대신에 정보통신(IT) 박람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대표적인 모터쇼 중 하나인 스위스의 제네바모터쇼는 올해부터 열리지 않는다.

한편 이날 언론 사전공개행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처음 파리모터쇼를 방문한 이래 줄곧 자국 모터쇼 현장을 직접 찾아, 자동차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오후 2시께 전시장에 모습을 보이자, 현장에는 수백여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푸조 부스의 한 관계자도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뒤늦게 알게됐다"면서 "전시장 안전가드와 요원 등을 추가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주로 르노와 푸조 등 자국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을 방문했다. 그는 해당업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시차량을 직접 타보는 등 꼼꼼히 전시장을 살펴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파리모터쇼가 열린 포르 트?드 베르사유 4전시장에서 프랑스 참가업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파리모터쇼가 열린 포르 트?드 베르사유 4전시장에서 프랑스 참가업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공동취재단


#파리모터쇼#전기차#르노#푸조#에마뉘엘마크롱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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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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