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전 아산시장 ⓒ 아산시제공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대법원판결로 당선무효형을 확정한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와 정당에서는 "시장직 상실은 자업자득", "사필귀정" 등의 논평이 쏟아졌다. 반면 국민의힘 충남도당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8일 대법원(재판장 이숙연)은 "피고 박경귀(국민의힘)의 상고를 기각한다"며 박 전 시장에게 벌금 1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산시민연대(대표 박민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박경귀 씨의 아산시장직 상실은 자업자득"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은) 44.4%라는 최저 투표율 선거에서 1,314표 차로 당선되었다. 그마저 허위사실 공표라는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며 "독선과 불통 행정으로 시민을 절망시켰다"고 꼬집었다.
박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도 아산시민연대는 "재임 2년 3개월여 동안 12번이나 해외 출장을 빙자한 해외 관광을 다녀왔다. 시민과 의회, 언론의 비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2개월에 1번 꼴로 해외로 나갔고 국외 체류기간은 2달 반이 넘는다. 불통의 연속이었다"라고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도 박 전 시장에 대한 대법원판결에 대해 "사필귀정(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게 마련)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년여간 박경귀 시장은 (아산시) 갈등의 진원지였다. 이로 인한 아산시정은 혼란 그 자체였다. 시정 정상화를 촉구하는 아산시의회는 물론 독단적인 행정으로 학부모·아산시청 공무원·학부모·언론인 등 아산시민들과 수많은 갈등을 빚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기환송심으로 최종 판결이) 늦었지만, 아산시정의 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법원의 판단을 깊이 존중한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박경귀 시장의 명백한 불법·부정선거에 대한 재판부의 엄벌의지를 분명히 확인한 것이다. 또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상식적으로 운영되어 온 혼돈의 아산시정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평가했다.
▲지난 8일 아산시민연대 회원들이 시민들과 음료 나눔을 하고 있다. ⓒ 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을 깊이 존중한다. 이로써 아산시의 혼란도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라며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무너진 아산시 행정을 복원해 가겠다는 약속을 시민들께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시민연대는 박경귀 전 시장의 선고 직후인 8일 오후 2시 온양온천역 앞에서 시민들과 '음료 나눔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박경귀 아산시장직 상실, 오늘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행사와 관련해 박민우 아산시민 연대 대표는 "박경귀 시장의 시장직 상실 판결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힘, 김태흠 충남지사... 아쉽지만 법원 판단 존중"
이처럼 일부 아산 시민사회 단체와 민주당은 박 전 시장의 '시장직 상실'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박 전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이탈리아와 독일을 순방 중인 김태흠(국민의힘)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당선 무효형을 선고할 정도인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산시 공직자 여러분께도 당부드린다. 비상상황에서 공직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더욱 엄정한 자세를 유지하길 당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아쉽지만 대법원의 판단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며 "시민 여러분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