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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 있는 분청문화박물관 모습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 있는 분청문화박물관 모습 ⓒ 오문수

2일 저녁 7시, 고려청자, 조선백자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도자기인 분청사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을 방문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는 '화화 1250'전(9.13~10.6)을 열고 있었다. '화(火)'는 '불의 신이라 명명되던 도공들의 뜨거운 열정과 미디어아트의 강렬한 빛을 의미하고, '화(花)'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분청문화를 꽃피운 명작 분청사기'를 의미한다. 마지막 '1250'은 분청사기를 가마에서 굽는 최적의 온도 1250도를 의미한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 보존하고 분청사기 등 도자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17년 10월 31일에 개관했다.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 가마터는 1980년 정양모 선생과 일본인 코우모토 후쿠지에 의해 그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후 1989년부터 국립광주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그리고 (재)민족문화유산 연구원이 조사에 참여했다.

 '화화 1250' 전이 열리고 있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모습
'화화 1250' 전이 열리고 있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모습 ⓒ 오문수

운대리는 고흥읍에서 보성 벌교로 향하는 국도 약 10㎞ 지점에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분청사기 가마터가 있는 곳으로 일찍부터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온 지역이다.

운대리 일대는 100m 내외의 낮은 구릉성 산지와 소규모의 평야 지역으로, 두원천 상류 운대저수지 주변 산자락과 저수지 상류, 상대와 운곡, 석촌 마을에 30여개의 요지가 집중되어 있다.

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분청사기 1호, 2호 가마터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 자리한 운대리는 고려시대 청자 5기, 조선시대 분청사기 27기 등 32기의 가마터가 밀집 분포된 지역으로 그 중 분청사기 1호, 2호 가마터는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곳이다.

고흥 분청사기는 분청사기의 장식기법인 상감, 인화, 조화, 박지, 철화, 귀얄, 덤벙기법이 두루 사용되었다. 특히 귀얄 분청사기를 비롯하여 덤벙분청사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청사기의 7가지 장식기법은 다음과 같다.

 분청사기의 7가지 장식기법을 설명해주고 있는 전시관 모습
분청사기의 7가지 장식기법을 설명해주고 있는 전시관 모습 ⓒ 오문수

상감(象嵌) - 도자기 표면에 백토를 넣어 장식하는 기법
인화(印花) - 도자기 표면에 반복적으로 문양을 도장으로 찍고 그 홈에 백토를 넣어 장식하는 기법
박지(剥地) -장식한 소재의 배경에 남아 있는 백토를 긁어내어 장식하는 기법
조화(彫花) - 백토 분장한 기면에 조각칼로 문양을 새기는 기법
철화(鉄画) - 표면에 백토를 바르고 산화철 안료로 문양을 그려주는 기법
귀얄 - 귀얄붓으로 백토를 표면에 바르는 기법
덤벙 - 백토물에 덤벙 담갔다가 꺼내는 기법

특히 귀얄 기법과 덤벙 기법은 고도로 수련된 전문가들이 사용한 기법이라고 한다. 고흥분청사기 가마터는 운대 저수지를 중심으로 그 주변 구릉에 가마터가 밀집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현상이다.

 도자기의 발전 과정을 설명해주는 표본으로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청화백자 순으로 전시되어 있다
도자기의 발전 과정을 설명해주는 표본으로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청화백자 순으로 전시되어 있다 ⓒ 오문수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고흥 운대리 요지는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국가유산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운대리 일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는 일상 용기와 특수 용기로 구분된다. 일상용기에는 대접, 접시, 종지, 잔, 병, 호, 장군 등이 있으며, 특수 용기에는 제기류인 보, 궤, 상형준, 명기, 벼루 등 다양한 기종이 출토되었다.

 전시실에 전시된 고급 도자기 모습들
전시실에 전시된 고급 도자기 모습들 ⓒ 오문수

분청사기 표면에는 명문이 기입되어 있으며, 관사 이름과 숫자를 나타내는 기호가 포함되어 있어 운대리 분청사기가 국가에 공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흥 운대리는 해양성 기후, 풍부한 땔감, 양질의 태토 등 가마 운영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분청사기의 특징과 발전 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국가유산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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